지하철독서-2061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스토너,22p-
(존 윌리엄스/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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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헤르만헤세'가
'프리드리히 니체'가
나에게 말을 건다.
셀 수 없이 많은
지나간 이들과
살아가는 이들이
나에게 말을 건다.
그들의 인내심은 강하다.
내가 그들을 보지 않아도
내가 그들에게 대답하지 않아도
늘 한 곳에서
나를 기다린다.
그런 그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는가?
오늘 만나
내일 헤어지는
깃털 같은 인연 속에서
어떻게
그들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오늘도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그들과 대화를 한다.
그들은 오늘도 나에게 말을 걸었고
난 오늘도 은색 샤프로 대답을 한다.
자꾸 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꾸 그들의 눈빛이 보인다.
자꾸 그들이 했던 것처럼
나도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진다.
나도 이제
그들의 말을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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