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푸는 게 죄악은 아니잖아

지하철독서-2193

by 진정성의 숲


"가끔씩은 긴장을 푸는 것도 괜찮아.

그건 죄악이 아니잖아."

"뭐가 죄악이 아니야?"

"행복한 거." 그녀가 내 손을 잡으며 말한다.

"그건 죄악이 아니야."


-빛과 문질에 관한 이론 중<아술>,57p-

(앤드루 포터/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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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시작되는 긴장은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하루를 잘 살아보겠다고

의도적으로 장착했던 긴장은

내 마음의 감정을 모두 얼려버렸다.


보는 것이 보는 것이 아니고

듣는 것이 듣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것이 느끼는 것이 아니게 되면서


난 행복하지 않았다.


아니

행복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았던 거다.


조금은 게으르고

조금은 느슨한 하루도

충분히 괜찮다는 걸

알았어야 한다.


선의 기준도 정하지 않고,

그 반대인 죄악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었던 거다.


내 하루를 죄악으로

단정하고 시작했던 거다.


선과 악.


하루는

이 이분법적인 기준으로만

평가되서는 안된다.


우리의 하루는

우리의 인생은


선명한 두 색이 아니라

그 두 색 사이를 채우는

그러데이션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또 그 두 색 사이를

하루에도 몇 천 번을 오가기에


한 지점에 멈춰 있지 않다고

조금은 애매하고 어중간한 곳에 있다고

한동안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죄악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 모든 지점에서

행복할 수 있다.


다만,

누구도 정해주지 않은 죄악을

내가 신봉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해 본다.


그렇게 긴장을 풀고

오늘 하루 행복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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