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첫 만남
P형에게
P형, 아직 술이 깨지 않은 듯 한 지금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마음이 맞는 우리의 대화에 두근거림이 컸기 때문일 것 같아요.
나는 초등학생 때 나의 워너비였던 형이 장애를 얻었던 이야기.
군에서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을 겪었던 이야기.
회사에 입사하기 전, 그리고 지금.
많은 이야기를 오늘에서야
형에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P형, 저는 오늘과 같은 시간들이 너무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했고, 형도 그러하길 바래요.
그러면서 오늘의 편지를..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대화를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래요.
사실, 앞으로 우리가 나눌 대화를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고 흥분돼요.
이유는,
가감없이 우리의 얘기를 할 수 있기 때문.
저는 이 글이 어떤 짜임새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만큼의 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사람들에게 쉽게 읽히고, 쉽게 읽힌 Y의 혹은 P의 일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밖에 없어요.
P형 집에 잘 가고 있죠?
오늘은 제 마음을 전하는 시간임에 족할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서로의 현실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시간 들을 통해서 P는 P로써, Y는 Y로써의 얘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P형의 회신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죽이며, 오늘은 잠에 들려구요.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어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안녕!
P형에게, Y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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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에게
이제야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지나 집에 도착하게 되었네.
나야말로 오늘 우리가 했던 자기고백적 말들이 서로가 교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해.
우리가 공감했던 오늘의 이야기는
단순히 우리의 나이차이와는 다르게
너무나 가까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
나도 나의 어린시절 겪었던
깊은 아픔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Y에 대한 깊은 동질감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아직 우리는
너무나 평범하기에
무엇을 이룬 대단한 얘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난 믿어.
우리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하기에 가치있을거라고.
아직 '미생'인 우리의 고민은
누군가의 고민일 것이고
누군가의 삶일테니.
Y야
바로 오늘
P는 Y에게 어느 무엇도
보여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고
P와 Y가 억지로 외면하고 있었던
다른 이야기 조차도 쏟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
오늘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서로에게
직선으로 보낼 마음이 있다는
하나의 교감이 이뤄진 날이기도 하고.
Y야
나는 앞으로 우리가 가감없이 이야기할 그 스토리를 기대해.
오늘은 나도 너무나 피곤하기에
할말을 줄일께.
쉼은 또 다른 시작이란 걸 믿으며
다음 편지 또는 만남을 기대해
Y에게. P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