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올 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by 진정성의 숲


토요일 오전 11시.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를 합창 연습실로 데려다주고

근처에 잠시 쉴 수 있는 카페를 찾았다.


주변을 몇 바퀴를 돌다 간신히 찾아낸 카페는

작은 골목에 있는 것치고는 넓고 화려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금색으로 칠해진 의자와 테이블마다 다른 분위기에 소품들이 보였다.

순백색의 벽에는 고양이 얼굴을 스케치한 액자가 걸려있었다.


그리고 통유리로 되어 있는 큰 창은

카페 외부가 시원하게 보였고,

창 양쪽 끝에는 벚꽃나무 가지가 늘어져 있었다.

늘어진 가지에 꽃은 창 윗부분을 다 덮고 있었다.

마치 팝콘으로 만든 구름 같아 보였다.


골목을 헤매다 힘들게 찾은 카페라서 그런지

숨은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Screenshot_20190323-120006_Instagram.jpg 숨은 보물


가장 오른편 널찍한 4인용 테이블에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들어올 때만 해도 환했던 밖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곧 어둠이 짙어지며 검은 하늘에서 굵은 비가 쏟아졌다.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온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전인지 오후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하늘은 어두워졌고,

쏟아지는 빗줄기 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갑자기 이상한 안정감이 들었다.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두운 세상 밖. 쏟아지는 폭우.

그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 내가 있다는 것.


행.복.했.다.


이름 모를 가수에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와 음악 선율에

나도 모르게 잠시 눈을 감았다.


나는 순간,

잔잔한 물결과 하나가 되어 떠다니는 배 위에서

양손을 머리에 베고 누워 있었다.


행.복.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렇게 간절히 찾아 헤맸던 '행복'이란 녀석이

이렇게 갑자기 훅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딸아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

차창에 맺힌 빗방울을 보고 딸아이가 말했다.


"우와! 여기 내 친구들이 왔네. 작은 친구, 큰 친구!"


오늘은

나에게도

나의 딸에게도 '행복'이란 녀석이 찾아온 게 확실했다.


IMG_20190323_122255453.jpg 딸아이에게 찾아온 친구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