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하나둘 포기해야 하는 것이
그만큼 늘어남을 뜻하고
결국엔 그렇게 커져가는 빈자리를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바로 어른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존재,351p-
(이석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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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일 뿐이야!'
'정신이 늙지 않으면
언제나 내 나이는 같고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 예전엔 안 그랬는데?'
'아. 이건 못하겠는데...'
이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런 생각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했다.
그런데 점점 어쩔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늘어갔고
그때마다 무언가 포기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이런 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벗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괴로워하는 나에게
인생 친구가 말했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를 그 자체로 인정한다는 게 아닐까?"
그때부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깨달았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맞다는 걸.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아진 게 아니라
집중해야 할 것들을 많아진 거라는 걸.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비워진 공간은
내가 선택한 것들로 채우면 된다는 걸.
인생에 있어
발산의 시간만큼
수렴의 시간도
충분히 멋지다는 걸.
조금씩 깨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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