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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성의 숲 Jun 04. 2021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지하철독서-806



사람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하나둘 포기해야 하는 것이

그만큼 늘어남을 뜻하고

결국엔 그렇게 커져가는 빈자리를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바로 어른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존재,351p-

(이석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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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일 뿐이야!'


'정신이 늙지 않으면

언제나 내 나이는 같고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 예전엔 안 그랬는데?'

'아. 이건 못하겠는데...'


이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런 생각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했다.


그런데 점점 어쩔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늘어갔고

그때마다 무언가 포기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이런 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벗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괴로워하는 나에게

인생 친구가 말했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를 그 자체로 인정한다는 게 아닐까?"


그때부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깨달았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맞다는 걸.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아진 게 아니라

집중해야 할 것들을 많아진 거라는 걸.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비워진 공간은

내가 선택한 것들로 채우면 된다는 걸.


인생에 있어

발산의 시간만큼

수렴의 시간도

충분히 멋지다는 걸.


조금씩 깨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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