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극복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고통과 더불어
살 수 있게는 되었습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11p-
(박완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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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 싶은 기억이
더 선명 해지듯
고통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고통은 더 깊어졌습니다.
고통을 이겨내겠다는 생각.
그 자체가 오만이었습니다.
고통과 더불어 산다는 말에는
'고통! 그까짓 것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치기 어린 저항이 담긴 게 아니라
'고통! 그 자체가 삶이겠지.'라는
인정과 순응이 담긴 게 아닐까요.
고통을 반드시
극복하려 하지 않습니다.
고통을 이기고 승리하려는
제 자신의 오만을 경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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