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 플랫 구하기, 장보기
뉴질랜드에서의 다섯 번째 날이 되었다. 오늘의 계획은 특별한 것 없이 시작되었다. 어젯밤에 *플랫(Flat)을 알아보고 연락을 해놓았던 몇 군데에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그런 시간을 보냈다.
*플랫(flat): 우리나라에서의 하숙집 같은 개념! 방이 여러개인 집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내놓는 방
힘차게 아침을 시작해볼까? 하고 일어나 시계를 보니 10시였다. 푹 잤으니까 된 거지 뭐. 오늘 아침식사를 위해 어제 사놓은 시리얼을 꺼냈다. 그리고 식당으로 갔는데, 너무 추웠다. 그래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리얼을 흡입했다. 단맛, 짠맛이 하나도 없는 정말 말 그대로 시리얼 맛이었다.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먹었다는 게 함정.
우리가 지내고 있는 8인 혼성 도미토리의 모습이다. 사진에 보이는 아래층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고, 위층엔 독일어를 쓰는 언니들이 지내고 있다. 각 침대마다 조명과 물건을 놓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사실 방에 불 켜는 방법을 몰라서 침대에 있는 조명으로 버티고 지냈다.
준비를 마친 우리는 플랫 구하기에 열중하기 위해 숙소 2층에 있는 로비로 이동했다.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휴게실 같은 곳이었다. 우리도 여기서 노트북을 켜고 플랫 구하기를 시작했다. 어제 시티 탐방을 하며 확인한 것처럼 어느 지역에 지낼지는 대충 윤곽을 잡았다. 우리가 알아본 지역은 아일람(Ilam)지역과 리카튼(Ricarton)지역이었다. 이유는 저렴한 마트와의 근접성, 대학가에 위치해있는 것, 대학가의 운동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은 점이었다. 그래서 연락을 또 하고 또한 끝에 드디어 연락이 왔다. 그것도 여러 군데서.
모르는 문장은 로비에 가서 이문장 이해 못했다고 물어보기도 하고 사전을 찾아가며 알아가기도 하고 뭔가 뉴질랜드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확 받은 시간이었다. 영어를 너무 많이 써버려서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난 건 안 비밀.
뉴질랜드에서 방을 구할 땐 가격선에 맞춰서 방을 정하고 직접 가서 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주인분이 어떤 분 인지도 만나보고, 방 크기, 살만한 곳인지 등등을 눈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이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연락이 온 곳들을 중심으로 내일 아침부터 바삐 움직여야 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주인아저씨를 만나기로 약속하고, 숙소 로비에 가서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버스 타는 방법을 알려줬다. 너무나 친절한 키위 언니. 하지만 가는데 한 시간이나 걸린다고 했다. 8시 30분까지 가려면 도대체 몇 시에 가야 하는 거지?
내일 갈 플랫들을 정리한 후 오늘 저녁거리 장 보러 근처에 있는 뉴월드 마트로 향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조금 추웠다. 그래도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뉴질랜드는... 정말 조~~ 용하고 평~~ 온하고 한~~ 적하다. 이것만으로 다 표현이 되는 것 같다.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도시. 그렇게 걷고 걷다 보니 눈앞에 뉴월드가 나타났다. 우리가 정한 오늘의 저녁 메뉴는 스테이크다. 직접 해 먹는 스테이크라니.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차근차근 재료를 살피고 검색, 가족의 도움 등을 통하여 필요한 재료를 알아낸 뒤 장보기 스타트.
도대체 왜 마트까지 예뻐 보이는 것인가. 고기 가격도 너무 싸다. 아무래도 육식주의자 신랑이 뉴질랜드에 자리 잡고도 남을 것 같다. 이렇게 다해서 스테이크 만들 고기 2 덩이 + 스테이크 소스 + 양파 + 당근+ 버섯 + 물 + 쿠키 + 후추. 잔뜩 샀다. 이렇게 다 산 가격이 뉴질랜드달러로 31달러...? 한국돈으로 대략 2만 5천 원? 장난 아니다. 너무 좋다. 장볼맛이 난다.
쿠키를 먹으며 잠시 쉬는 동안 신랑과 함께 누워서 [꽃보다 할배] 예능 봤다. 꽃보다 시리즈.... 한 번도 안 봤는데 이번에 정말 반해버렸다. 너무 뒷북인가? 뉴질랜드에서의 삶, 앞으로의 내 삶에 용기를 주는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너무 힘이 되는 것 같았다. 오늘의 명언은 "여행은 가고 싶은 곳을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는 것이다" 이거다. 너무 멋있다. 그래 좋았어. 힘을 내자.
맛있게 저녁식사를 한 우리. 다 먹고 설거지 다하고 내일을 위해 쉬기로 했다.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