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도 나는 사랑을 입는다.

너를 생각하게 만드는 매일

by 소소예찬

매년 음력 6월 15일(양력은 7,8월 중) 내 생일이 되면 친구는 옷을 사 온다.

어떤 옷은 헐렁하고 어떤 옷은 작다.

친구는 나의 몸을 어찌 생각하는지 알기 어렵지만 나는 그것을 여름 내내 매일 입는다.

매년 쌓인 나의 여름옷들은 나의 다음 여름해 옷걱정 없이 출근하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오늘은 이 옷을 입어야지" 월화수목금 5일 동안 입고 출근하는 옷은 내 친구가 매년 사준 옷이다.

"이제 가을이 오나 봐, 하늘이 파랗다. 뭉게구름은 내 친구를 닮았네."친구가 사준 옷 덕분일까?

나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여름 내내 친구가 사준 그 옷을 입으며 친구를 생각한다.

내 친구도 나를 길들여준 것 같다.

오늘도 나는 사랑을 입고 너를 생각하게 만드는 아침을 맞는다.

나도 다른 친구에게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사랑을 선물해 줘야겠다.

이 여름이 다가지전, 친구가 사준 옷을 접어둘 계절이 오기 전 나도 친구에게 꽃을 보내야겠다.

이 또한 꽃을 좋아하는 친구를 길들여봐야지......



sticker sticker


keyword
작가의 이전글9. 삶이 왜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