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소리에 깨어 보니 컴컴한 방안.
커튼을 열어보니 잠잠한 빗소리가 오늘도 힘내라며 나를 반겨준다.
길가에 떨어진 가을이 진 알록달록 낙엽들을 밟으며 걷는 출근길....
그렇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향기로워지는 커피 향에 중독이 된 나는 컴퓨터를 켜놓은 다음 가장 먼저 커피를 내린다. 핸드드립.
커피 향을 좋아해서 바리스타 자격증에도 도전했다.
바리스타....
"바리스타님~ 커피 한잔 주세요^^" "바리스타님 오늘의 커피는 무슨 커피죠?"
나의 동료들은 나의 커피를 원한다.
나 또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핸드드립을 한다.
주변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속세의 잘난 칭찬에 맛 들여져 길들여진 것인지.
이젠 누가 원치 않아도 스스로 나는 누군가를 위해 커피를 내린다.
이 멋진 날 함께 누리면 더 배가 되기에 구깃구깃한 나의 직장에서의 작은 행복의 틈을 내본다.
내가 있는 부서에 누군가가 한 번을 오던 열 번을 오던 나는 냉장고부터 연다.
드릴 게 없으면 서랍을 뒤진다. 그다음 주머니를 뒤진다.
나의 냉장고, 나의 서랍, 나의 주머니에는 항상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늘 무언가가 나온다.
주고 싶은 마음이 나의 냉장고, 나의 서랍, 나의 주머니는 알고 있는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