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15.) 더 춥다.

by 소소예찬

4월 꽃잎이 떨어지고 이제 봄이 온 지 좀 된 것 같은데 날씨는 좀 싸늘하다.

비가 내리고 난 후 우리 집 보일러는 열일을 하는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때 퇴근 후 돌아오면 바닥이 따뜻함을 느낀다.

"홍차야~~ 어디있니? 오늘은 왜 안 보여?"

늘 엘리베이터 소리에 먼저 반응하며 중간현관문을 붙잡고 서서 나를 반겨주었던 홍차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순간 아주 잠시 "무슨 일 있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잠시 후 촉촉촉촉 그 여린 발로 미끄러질 듯 바닥을 걸으며 나온다.

"이~야~~"옹은 어디 갔을까? 그냥 하이톤으로 부비적 거리며 나를 격하게 반겨준다.

"어딨었니? 어머 몸이 뜨끈하네..."

우리 홍차는 열일하는 보일러 덕분에 침대아래 따뜻한 바닥에서 종일 누워 지냈나 보다.

"우와~ 부럽다. 나도 이렇게 흐린 날에는 뜨끈한 바닥에 배 깔고 누워 책 보고 자다가 먹고 그런 거 해보고 싶다"

내가 어릴 적에는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아무 걱정 없이 이렇게 흐린 날에는 방바닥에 엎드려 동화책을 읽었던 추억이 난다.

그 옆에는 엄마가 뜨개질을 하고 계셨는데......


"홍차야~~ 간식 먹자"

저녁준비를 하다가 너무 조용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홍차가 없다.

늘 내가 저녁준비를 할 때면 홍차가 냉장고옆에 앉아서 시선을 맞추기를 바라며 간식을 바라며 있어줬는데 오늘은 없다.

"어디 간 거야? 어디 아픈가?"

또 걱정이 되어 방으로 들어가 본다.

"아, 여기 있구나? 호호호호 너 춥니?"

한겨울에도 이렇지 않았던 홍차가 오늘은 추워서 몸을 움츠린다.

간식을 보고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다 얼마 후 문 여는 소리와 함께 남편이 들어오는데 갑자기 방에서 후다닥 홍차가 나온다.

"이이잉~옹"

너무나 반가워서 홍차는 남편에게 안긴다.

"홍차 잘 놀았어?"

남편도 행복해한다. 나이 들어가니 더욱더 누군가가 반겨주길 원하는 남편에게 안성맞춤이다.


나도 편하다.

나도 좋다.

내가 반겨주지 않아도 되니까....


저녁을 먹는 우리 부부 사이에 앉아서 같은 곳-티브이를 바라보며 우리는 오늘도 하루의 일상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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