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복을 만난 그녀.

by 소소예찬

그녀는 남편과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

수면내시경검진으로 보호자가 필요하였기에 방학중인 그녀의 딸을 보호자로 대동하여 셋은 병원으로 갔다.

"엄마, 아빠 검진 잘 받고 오세요 저는 화면으로 잘 지켜보고 있을게요"

딸의 든든한 말을 듣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수면내시경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먼저 검진을 받고 회복실에서 있는 동안 그녀의 남편이 내시경 검진을 받는다.

얼마 후 그녀는 비몽사몽 회복실에서 깨어났고 아직 잠들어있는 그녀의 남편을 바라보며 남편의 기운 없는 모습을 보았다.

"너무 말랐네, 오늘 저녁은 고기라도 구워줘야겠어"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천천히 남편에게 다가갔다.

잠시 후 그녀의 남편이 수면에서 깨어난 후 오랜 시간 그녀의 부부를 기다려준 딸을 위해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빠? 오늘 점심은 아빠가 엄마 좋아하는 것으로 사주셔야죠"

"왜? 오늘은 엄마가 사야지, 그리고 우리 딸이 먹고 싶은 거 먹어야지 하하하"

"에이, 약속은 지키셔야죠 호호호..... 아빠? 아빠는 엄마가 그렇게 좋아요?"

"무슨 약속?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가 검진받으시고 나오시면서 계속 엄마 맛있는 밥 사줘야 한다고 했어요 하하하하"

"내가 그런 말을 했어?"

"간호사분이 저보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아버님이 어머님을 엄청 사랑하시나 봐요?
다른 분들은 수면내시경 후 회복실 옮길 때 늘 하시는 말씀이 우리한테(간호사분들) 밥 사준다고 해서 저희 밥 100번도 더 얻어먹었는데요. 아버님은 우리 아내 밥 사줘야 한다고 계속적으로 얼마나 말씀을 하시는지 정말 대단하세요

라고 하셨는데 저도 들었거든요. 아빠가 회복실에 계시면서도 계속 엄마 밥 사줘야 한다고, 맛있는 거 사줘야 한다고, 배고플 거라며 호호호호"

"내가 그랬어? 하하하하"

그녀의 딸이 전해준 말을 듣는 순간 그녀는 어설프게 웃으면서도 그녀의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고 금방이라도 펑펑 울 것만 같아서 더 크게 눈을 뜨며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아니 들키지 않기 위해

"그래 맛있는 거 먹자"라고 그녀는 고마움과 쑥스러움으로 가득찬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늘 아껴야 하는 사람, 누군가에게 늘 주는 사람, 늘 참는 사람, 늘 외로운 사람였다.

남아선호사상이 컸던 그녀의 부모님은 늘 남동생에게만 집중이 되었고 그탓에 그녀 또한 누나라는 책임하에 남동생의 또 다른 부모가 되어 모든 것을 양보하며 보살피며 살아왔다.

추운 겨울날 동생에게 벗어준 외투, 그녀는 내복 같은 티 하나로 버티며 하루 종일 벌벌 떨던 그날도,

고기가 먹고 싶은데 그녀의 동생만 식당에서 고기 구워 먹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그날도,

그녀의 부모님이 안 계실 때는 동생의 끼니는 물론 보호자가 되어 살아왔던 그날도,

역시나 부모님에게 홀대받던 그날들-학비가 없다며 언제나 밀려서 늘 행정실로 불려 가던 날,

동생이 남의 수박밭을 망가뜨린 날 누나의 잘못이라며 혼나던 모든 날들,

그리고 외가에 맡겨졌던 어린 시절.

일말의 희망-성인이 되어 돈을 벌면 모든 것에서 독립하겠지 라는 생각 그조차도 오산였다.

돈을 벌면 버는 대로 부모님의 빚 갚는데 쓰였기에 혼자 내방을 갖고 산다는 것에 대한 로망인 독립은 할 수없었다.

그다음 희망-그녀는 결혼하면 이러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그녀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 부모님의 노후, 동생의 사업실패로 인해 늘 책임을 지던 사람이 그 책임을 져야 함을

그 누군가의 압박도 아닌 스스로 그 책임을 지고 있음에 아픔 또한 그녀의 몫이 되어

한켠에 감춰둔 고통과

한켠에 숨겨진 그녀의 자아가 울고 있었다.

그리고 진정한 그녀의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도

그녀의 웃음과 행복은 가식, 거짓, 위증인 듯 자책감이 밀려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그녀를 진정으로 생각해 주는 사람

그녀의 배고픔을 알아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행복의 빛, 행복의 길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그 길을 따라 천천히 가보려 한다.



여보? 나 작은 복은 없어도 큰 복은 있나 봐~~
이제부터 그녀 남편의 애칭은 큰 복입니다.
큰 복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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