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드디어 시원한 날이 왔다.
올해는 너무 더워서 작은 홍차마저 작은 집에 두려니 안타까울 따름였다.
꼭대기층 열을 받아 더욱더 더운 우리 집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서 더위를 이겨내야 했던 홍차였다.
그 더위를 이겨내려 물을 마시고 잠을 자고 배를 보이며 어떻게 해야 시원해지는지 터득해 가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집사들은 시원한 사무실에서 시원하게 지내고 있지만, 고물가 시대에 집에 홀로 남겨진 홍차에게 에어컨을 켜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퇴근하자마자 "홍차야~홍차야~" 불러본다.
어디 시원한 구석을 찜해놓았는지 우리 방 어느 한구석에서 "누가 왔나~"라는 듯 살며시 나온다.
"간식 먹자~~"
"어~~ 마~앙"
후다닥 먹는 모습을 바라다보니 더위를 이겨보려 애쓴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9월 7일 이제 홍차는 날아다니듯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닌다.
"홍차야!~~"
나의 부름소리에 후다닥 뛰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 소리만 듣고도 현관문 앞에 서서 문 열기만을 기다린다.
"에~에엥, 어~마앙"
꼬리를 흔들며 눈을 마주치려 나의 옆으로 꼭 붙어서 내가 어디를 먼저 갈지 알아채며 나보다 먼저 옷을 갈아입는 방으로 총총총 뛰어간다.
그다음 탁자 위에 올라가 나를 바라다본다.
"간식?"
옷을 갈아입고 내가 하는 행동은 바로 홍차에게 북어트릿 간식을 주는 일이다.
"너 내가 하는 행동을 다 아는구나?"
"에~에엥"
마치 그렇다는 듯 얼른 간식을 달라는 듯 꼬리를 흔들며 시선을 맞춘다.
"아~~ 따뜻하다"
날이 시원해지니 이제 홍차는 내 곁에서 잠을 잔다.
시원하니 내 옆구리에 홍차의 커다란 엉덩이를 붙이고 잔다.
좀 더 선선해지면 아마도 내 팔을 베고 잘 것 같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이제 시원한 사무실에서 시원함을 즐겨도 홍차에게 덜 미안해진다.
백로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