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23.) 아직 기억하니?

by 소소예찬

퇴근 후 오랜만에 작은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 해?"

"나 바빠 청소하고 참치랑 놀아주고...."

" 그래 백수가 과로사한다잖어, 그러니 한가한 엄마가 전화를 해야겠지?"

"하하하하 무슨 그런 말을 하고 그래요"

이렇게 대화가 오가는 중에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야~~ 옹 "아주 우렁찼다.

"어머 참치 아니야?"

"응 내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데 엄마 목소리 듣더니 캣타워에서 뛰어내려와 전화기에 부비부비해"

"그래? 엄마 목소리를 기억하나?"

작은딸이 타지로 분가하기 전 우리 집에서 4년을 함께 실았던 수컷뱅갈고양이다.

그리고 3년 동안 두 번 정도 만났을 뿐이었다.

"우리 참치는 엄청 똑똑해, 내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우는 목소리가 달라, 지금 봐봐 아주 난리야 좋다고 하하하"

"참치야~~ 참치야~~"

"에엥~~ 엥" 참치의 못소리는 마치 "엄마 보고 싶어요"라는 듯 애절했다.

"참치야 나도 참치 보고 싶어, 집이 좁아서 힘들지?"

"애앵~~"

"엄마? 자꾸만 참치가 전화기를 달래 하하하하"

"참치 보고 싶다."

요즘 참치가 8살이 되니 아픈 곳이 많아졌다. 그 이유가 나에게 있는 듯 미안한 마음에 참치눈을 마주하기 미안할 정도이다.


6년 전 참치가 어렸을 때 일이었다.

"오늘은 우리 딸방을 청소해야겠다"

학교에 간사이 딸의 방을 청소를 했다.

"아우 방이 너무 더럽고 냄새도 이상해, 환기 더 시켜야겠어"

이렇게 청소를 한 후 점심을 먹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남편이 영화를 보자고 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누아르 영화를 보던 차에 전화가 울렸다.

"엄마? 참치 어디 갔어?"

"집에 있겠지 어디 가겠어?"

"아무리 찾아도 없어"

계속 찾아도 없다는 딸아이 말에 무섭고 살벌한 영화는 극에 달했고 순간 싸늘하고 뾰족한 무언가가 내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찌르고 있는 듯했다.

"엄마...... 엄마... 흑흑흑 어떡해.... 창문이 열려있었어, 방충망도 열려있고.... "

"정말? 어쩌지?"

딸아이가 시험기간이라 시험공부를 하던 중 참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울며 찾으러 다닌듯했다.

"엄마? 내가 혹시나 해서 주차창에 내려가서 가방이랑 간식을 놓고 참치야~ 불렀더니 글쎄...."

참치는 5층에서 떨어졌다.

내가 열어놓은 창문에서 떨어진듯했다.

여기저기 피투성이에 발이 부러진듯했다.

영화를 보다 말고 동물병원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찾아갔다.

엑스레이 촬영결과 양쪽앞발 깁스를 했고 치아도 부러졌다.


그 후 참치는 많은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낯선 사람, 낯선 동물에 대해 많이 날카로워졌다.

또 사료를 먹기에 많은 불편함이 생겼고 결국 치아발치까지 하게 되었다.

"턱주가리 참치 왔어?"

우리 참치는 턱을 바닥에 부딪혀서 그런지 턱주가리가 됐다.


늘 안쓰러운 마음에 미안한 마음에 나는 참치에게 병원비를 감당해야 한다.

조금만 아파도 걱정이 되는 요즘 신장이 안 좋다는 말에 마음이 많이 무겁다.


그래도 나를 기억해 주는 참치

많이 사랑스럽다.


참치야~~
너의 에메랄드빛 눈빛을 보면
처음에는 아름답다. 예쁘다
그리고 다음에는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그 다름에는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해.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의 눈동자는 "그래도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라는 말들이 마구 쏟아지는 듯했다.




























이전 06화(25.7.17.) 천둥이 무섭다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