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동안 꼬질꼬질한 기름때가 몸에 가득 쌓였던 홍차를 깨끗하게 씻어주기 위해 물을 데웠다.
스핑크스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씻겨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양치해 주는 것도 왜 그리 버거운지, 여름 내내 물티슈로만 닦아주었더니
좀 꼬질꼬질한 모습이 역력해서 날 잡아 목욕물 데워 깨끗이 씻겨주었다,
라텍스장갑을 끼는 순간
후다닥~~ "나없당"
정말 쏜살같이 숨어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눈치보며 살며시 얼굴을 내밀며 장갑 낀 나를 바라본다.
"나 안 해 안 한다고"
머리만 보이는 홍차의 커다란 눈동자에서 금세라도 눈물이 쏟아질듯했다.
하지만 간식하나에 금세 몸을 내어준 홍차
"하하하하 홍차는 먹을 것에 약하지"
번쩍 안고 욕실로 가는 내내 발버둥을 쳐댄다.
마치 물속에서 발차기를 하듯 버둥거린다.
"시원하지? 아우 때 구정물 좀 봐, 이러고 나한테 비비댄 거니?"
"에~~ 앵"
"우와 깨끗해졌어, 뽀송하니 좋네 하하하하"
깨끗해진 홍차를 수건에 감싼다.
하지만 금세 뛰쳐나가 몸을 털어낸다.
털이 없지만 그래도 마구 털어내는 모습에 역시나 고양이구나 싶었다.
털이 없으니 씻기기에 더 수월하고 말리기도 수월했다.
"깨끗해졌으니 오늘은 내 팔 베고 자도 돼"
오늘은 나의 팔을 허락해 준다.
씻기 싫었지만 씻고 나서는 여기저기 후다다닥 정신없이 몸을 날린다.
기분이 좋은가 보다.
나도 깨끗이 씻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너도 그렇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