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의 굴레 4

선택 2

by 소소예찬

그해 봄. 봉자의 모습도 변해갔다.

“봉자야? 이번주 알지?”

"그럼요 제가 어찌 잊겠어요 호호호 “

“아참 그리고 거기 가기 전에 밥 한번 먹자, 낼 주말이니까 시내에서 보자! 함부르크 알지? 거기서 1시에 봐”

"네"

그 남자 M은 그렇게 약속을 던지듯 사라졌고 봉자는 카니발 파트너에 대한 보답으로 밥 한 끼 얻어먹는다는 생각을 가지며 부담 없이 약속을 한다.


"나는 햄스테이크 좋아하는데... 봉자 씨는 뭐 좋아해요? “

“저도 좋아해요”

사실 봉자는 이런 낯선 곳에 와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국민학교, 중학교 졸업식날, 어린이날 자장면집에 가서 시꺼먼 자장면 비벼 먹던 추억... 입가에 시꺼멓게 묻혀가며 웃고 즐기던 그날, 그래야 손가락에 몇 번 꼽을 정도였다.

햄스테이크가 무언지? 맛도 모르는 봉자. 그냥 햄을 먹는다고 생각하는 봉자...

“그럼 햄스테이크 주문할게요! 여기요~ 햄스테이크 둘 주 세요” 그 남자 M은 주문을 한다.

“봉자 씨? 지금처럼 꽃이 피는 계절에 기차여행 가면 좋은데... 가봤어요?”

갑자기 봉자란 이름에 “씨”란 존칭이 붙어버렸고 “-요? “ 란 존칭도 붙어버렸다.

“아뇨, 전 기차 타본 지 오래된 것 같아요, 여행이라고는 수학여행 때 가보았고요”

봉자도 어색해졌다. 그 이유는 예전에 쓰던 존칭이 아니라 숙녀로서의 존칭이 되어버린 레스토랑 테이블 앞 그 남자 M에 대한 야릇한 감정 때문인 듯했다.

“어머, 이런 맛도 있어요? 햄이 이렇게 변해서 스테이크가 된 거예요?” 봉자는 큰 눈을 부릅뜨고 신기해한다.

“맛있어요? 그럼 내가 자주 사줄게요 하하하하”

“정말 맛있네요”

"그럼 우리 이거 먹고 걸어볼까요?"

"네"

둘은 그렇게 멋진 레스토랑 저녁을 먹고 거리를 걸었다.

가로수길을 질러 상가 앞을 지나가는데 오래된 레코드가게 안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케니지의 “Careless Whisper “ 의 곡은 봄하늘에 봉자의 머리보다 예쁜 컬을 가진 케니지의 모습을 구름에 담고 아름다운 선율의 색소폰소리가 이 봄 꽃향기와 어울려 춤을 추고 있으니 봉자의 마음도 바람난 봄처녀가 된 듯 거리를, 그 남자 M과의 흔적을, 뚝뚝 흘려대며 추억이란 시간을 만들어간다.

“우리 테이프 하나 살까?”

봉자가 그 남자 M의 말에 이끌려 레코드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저기 둘러보다 고른 테이프 하나와 플레이어...

“받아요. 이거 선물이에요...”

“네? 이거 비싼데... 감사합니다.”

봉자는 두 손으로 넙죽 받았다.

왠지 받아야만 할 것 같은 기분 - 봉자를 위해 테이프와 플레이어를 사주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감사하다는 그런 마음만으로 받았을까?

아니면 봉자의 마음속에 벌써 사랑의 싹이 트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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