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를 사다.
갑자기 추워진 요즘 감기 걸린 부모님 생각에 뜨끈한 곰탕이나 소고기를 보낼까, 아니면 영양제를 보낼까 생각하며 인터넷 쇼핑을 하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의 엄마였다.
"대게를 3시간 찌니? 30분 찌니?"
오랜만에 전화 통화인데 엄마는 다짜고짜 대게찌는 시간을 물었다.
"3시간은 아니지 30분 정도겠지"
"그럼 그렇지 3시간을 찌라고 시키냐"
"누가?"
"마을에서 영덕을 갔는데 우리는 실컷 먹고 네 동생 주려고 대게 샀는데 거기서 3시간을 찌라는 거야"
"엄마가 잘못 들었겠지...."
"잘 먹고 잘 놀고 왔는데 저녁을 또 갈비탕 사주는가, 근데 배불러서 못 먹고 그거 싸달래서 네 동생 저녁으로 줬더니 엄청 잘 먹더라"
"............."
요즘 그녀는 그녀의 몸 부분 부분 돌아가며 통증을 느끼고 그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진통제를 달고 살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녀의 작은 신경계는 엄청나게 예민해져 작은 신경거리에도 반응하며 통증과 싸워야만 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녀의 무뎠던 신경계는 어느 순간 한없이 예민해지고 한없이 뾰족해져 결국 그녀의 몸을 망가뜨려갔다.
어릴 적부터 아들 사랑이 넘쳤던 그녀의 부모님은 쉰 살 아들을 돌봐주고 있다.
그녀는 그녀의 부모님 마음처럼 같은 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나도 대게 좋아하는데, 나는 지금 많이 아픈데......"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인터넷 쇼핑을 하던 화면을 접어두고 그녀는 먹고 싶었던 소고기를 검색하다 그녀를 위한 소고기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