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20대
20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며 보낸 20대 초반
취업준비를 위한 열정-학창 시절 공부에 대한 열정보다 더 함축되었던 열정이 취업준비인 듯했다.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서 버스를 타고 도서관으로 간다.
50원짜리 하나 도서관입구 통에 넣고 들어간다.
50원과 자판기 커피값이 아까워서 도서관 딱딱한 의자에 붙은 내 엉덩이는 떨어지지 않는다.
옆자리 사람들과 무언의 경쟁을 하듯 나의 문제집에는 여러 차례 금이 그어진다.
처음에는 연필, 그다음에는 검정볼펜 그다음에는 파란 볼펜 그다음에는 빨강볼펜이 그어댄다.
빨강볼펜의 흔적이 생길 때는 이제 시험기간이 다가왔음을 감지한다.
시험 며칠 전 꿈을 꾸었다.
회색 승합차에 나와 친구 두 명이 함께 타고 가다가 승합차가 정차하면서 우리 셋은 내렸다.
흰 눈이 내린 들판에 내리자마자 나와한 친구는 하얀 토끼를 보자마자 큰 귀를 잡아채며 "토끼 잡았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다른 친구 한 명은 토끼를 잡지 못했다.
그 후
시험결과가 발표가 났고 합격자는 토끼를 잡은 나와 한 친구였다.
토끼를 잡지 못했던 친구는 불합격이었다.
참 신기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여고시절 동창생들이 취업공부를 하기 위해 각자 도서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자판기 커피 한잔 마시려고 나왔을 때 우연히 만났다.
서로 별다른 놀라움 없이 각자의 경쟁자를 만났다는 세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너 무슨 시험 공부해?"
"공무원시험. 너는?"
"처음에는 그냥 이동통신사 시험준비중였는데 공무원시험이 먼저 있더라고 그것도 보려고 해"
"어머, 나도 나도 결국 우리 모두 공무원시험 준비하네"
그렇게 여고동창생 3명은 그 도서관에서 공무원시험 준비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