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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를 만나다.

by 소소예찬

2월의 오늘 친구를 만났다.

3월이 오면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된다는 번잡한 마음에 인생의 점을 하나 찍고, 평일 하루를 친구와 수다 떨고 싶어졌다.

"00아~ 오늘 나 쉬는데 넌 시간 되니?"

"응"

"11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

"그래"

오랜만에 주고받는 문자지만 늘 주고받았던 문자처럼 단어들이 착착 던져졌다.

"우선 점심예약하고 커피 한잔하고 나가자"

"그래 너 먹고 싶은데 예약해"

나의 친구는 늘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라 한다.

"두 명 예약해 주세요 창가로 부탁드립니다"

나는 친구와 분위기 있게 보내려고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내 친구는 여고동창생이다.

1학년때 같은 반이었고 그때는 그리 친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다 졸업을 하고 각자 대학을 다니고 졸업을 하고 각자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 공부를 하던 중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동병상련.

어려운 취업시험 준비를 하며 서로가 경쟁자가 되기도 하고, 서로가 위로의 대상자가 되기도 하며, 도시락도 같이 먹고 졸음을 쫓기 위한 자판기 커피도 같이 먹어주는 든든한 짝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얼마후 우리는 헤어져야만 했다.

각기 다른 취업의 길이였기에 우리는 그 후 다른 도시에서 각자 열심히 다르게 살고 있었다.

각자 결혼을 하고 친구는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주부로 살고 있었고 나는 남편의 이직으로 지방 두 곳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중 하나의 도시가 바로 그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나는 고민도 없이 남편에게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친구는 나를 반갑게 반겨주며 맛있는 곰탕을 사주었다.

타지에서 외롭게 지내고 있던 친구도 나도 너무 반갑고 기뻤다.

그렇게 우리는 타지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종종 만나서 수다를 떨었다.


"이탈리안돈가스 맛있다 그렇지? 잘 골랐어 ㅋㅋ"

"그래 우리 이거 먹고 멋진 카페 가자"

우리는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딸린 주변이야기 하며 무려 5시간을 수다를 떨었다.

서로의 집거리가 차로 10분이면 와닳을 거리인데도 헤어짐은 늘 아쉽고 서운했다.

"그래 다음에 또 만나~, 오늘 즐거웠어, 잘 가~~"

"그래 또 보자, 잘 지내고 있어, 아프지 말고~~"


오늘도 나는 행복하고 행복하다. 나를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고 생각해 줄 친구가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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