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얼마 모으기’, ‘노후 1인 최저생활비 얼마’ 이런 내용의 글이나 뉴스를 흔히 접하게 된다. 돈을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심지어 MBTI 중 어떤 유형이 돈을 잘 모은다는 말도 있다.
모으긴 뭘 모아.
내 여러 가지 별명 중 하나는 ‘자낳괴’다. 얼마 전 시작한 브런치 글쓰기에서 혼자 사이트를 공부하다가 매거진, 브런치북 만들기라는 걸 발견해 냈다. 어렵고 귀찮아서 인스타그램도 계정만 만들어놓고 잘 안 하는 내가 새로운 문명세계에 재미를 느끼고 탐험을 해서 찾아낸 것이다.
자잘한 글자들 속에 브런치북을 만들면 뭘 제공한다는 말이 있다. 도파민이 분비가 된다. 그래. 써놓고 발행 안 한 글을 일단 다 발행해 보자. (뒤에 알게 되었지만 발행 안 한 글로도 브런치북을 만들 수 있다.)
뭐가 복잡하다. 소개를 쓰라 하고 챕터를 만들라 하고 글을 끌어오라 하고. 귀찮다.
아까 뭐 준다 했는데 그게 뭐지? 그게 뭔지 알면 다시 에너지가 솟아날 것 같다. 어디에 가면 보이려나. 뒤로 가면 보일 건데 그럼 지금까지 해놓은 게 다 날아가는 거 아닌가.
컴퓨터는 말을 못 알아듣는다. 내가 잠깐 아까 그거 다시 보고 올 테니 이거 그대로 놔두고 있어 하면 척척 해야 지가 컴퓨터지. 짜증이 솟구친다.
난 찾아낼 수 있어. 브런치북… 리포트 뭐랬어. 창을 하나 새로 열어서 네이버님께 여쭤보자.
네이버님은 정확하고 친절하게 ‘브런치북 인사이트 리포트’라고 가르쳐주신다. 읽어보니 더 화가 난다. 수건이라도 볼펜이라도 브런치북 굿즈 같은 걸 주는 줄 알았다. 그냥 데이터 분석한 그런 거란다.
몇 살의 독자가 몇 명이 들어와서 몇 퍼센트를 읽는지 난 안 궁금하다고!
확 식은 나의 의지를 겨우 겨우 모아서 글을 끌어다가 붙이고 발행을 클릭한다.
내 절친 착한 돌과 통화 중 흥분해서 말한다.
“야! 다문 빨랫비누라도 줘야지. 이게 뭐고?”
“으이그. 이 자낳괴…. 니 백억이 필요하다 했나?
내 몇 번을 말해야 저 돌이 알아들을까.
“백억은 무슨! 2조라 안 하나. 2조! 몇 번을 말하노?”
“맞다. 맞다. 그래 2조. 하도 와닿지 않는 돈이라서 그리 니가 말하는데도 기억이 안 난다.”
언젠가부터 나에게 필요한 돈은 2조라는 것이 나의 공식 입장이다.
누가 딱히 궁금해하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20억 현금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분의 말에 난 2조라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다들 웃으며 그 돈으로 뭐 할 거냐고 한다. 그러나 나와 잠깐만 이야기 나눠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돈 모자란다, 아껴 써야겠다고 한다.
2조가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