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마음을 꺼내면 됩니다

글쓰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by 달보


나는 나의 강점이 진솔함이라고 생각해 왔다. 난 내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건 아무리 시켜도 잘 해내지 못한다. 오직 진심으로 할 수 있는 것들만 하면서 살아왔다. 이유 없이 남들 따라 한다거나 생각 없이 일하는 건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이었다. 편지를 쓸 때도 그랬다. 내 이야기를 담는 것이 뭔가 어렵지 않았다. 단지 머릿속에 일어나는 생각을 그대로 종이에 옮겨 적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뭔가 쓰기 시작하면 막히지 않고 술술 써 내려가는 타입이다. 이런 게 다른 사람들도 다 비슷할 거라 여겼지만, 사회생활을 할수록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의 글에는 나의 성향이 많이 녹아있는 것 같다. 내가 그동안 읽어왔던 책의 영향도 무시 못하겠지만, 글 쓸 당시의 나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 적는 건 나에게 비교적 쉬운 일이다. 만약 글감이 없다면 글감이 없다고 쓰기만 하면 되는 건데, 많은 사람들은 글감이 없다는 이유로 쓸 글이 없다는 착각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책을 읽다가 진솔함이 담긴 글에 대한 내용을 보다 보니 글쓰기에 빠진 나의 일상이 떠올라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부끄러울지언정 난 마음에 없는 말은 잘 써내지 못한다. 자는 시간 빼고 하루종일 하는 게 생각인데 글쓰기를 하지 못하는 건 뭔가 집중하는 데 방해요소가 있거나,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있거나 하는 게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지 글감이 없다는 건 생각을 하지 않는 것과도 같다고 본다. 정말 글감이 없다면 아마 명상의 초고수가 될지도 모른다.


확실히 사람의 마음속엔 본인을 관찰하는 또 다른 나가 존재하긴 하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마음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조차 종이에 옮겨 적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지만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이런 상황.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또 하나의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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