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작가로 살고 싶다

무명작가의 책을 읽고 나서

by 달보
다만, 꾸준히 쓰려면 ‘비법’을 아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신’의 끈을 먼저 묶어야 한다. 작은 목표라도 있다면 작심삼일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다. 더불어 매일 조금씩 쌓이는 실행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자신이 내디딘 한 발이 훗날 어떻게 펼쳐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니까.
- 책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 삽니다' 중에서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건 독서와 글쓰기다. 틈 날때마다 하는 것도 읽기와 쓰기다. 그런 만큼 나만의 종이책, 전자책을 내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하지만 글과 관련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 출간은 단지 하나의 스몰스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세상, 예측하지 못하는 공간이 책출간 그 너머에 있는 것 같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이다. 심지어 책 출간 이후의 삶은 내게 더욱 큰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읽기와 쓰기보다 말하기가 나에게 더욱 큰 자극이 되는 걸까? 이렇듯 읽기, 쓰기, 말하기는 하나의 몸짓 같다.


책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 삽니다'에서는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글쓰기로 먹고 사는 전업작가님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유명해지고 책이 많이 팔려야만 작가로서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의 걱정을 많이 해소시켜줄 만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나 또한 글쓰기로 인한 성과가 출중해야지 뭔가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그런 고정관념을 많이 희석시킬 수 있었다.


이지니 작가님이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의 제안이 들어와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는 내용을 봤을 때 집 앞에 자주 들리는 도서관이 생각났다. 매번 책 대여나 가끔 가서 글을 쓰고 오는 곳이기만 했는데 이제는 그곳에서 글쓰기나 책과 관련된 강의를 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매일 글을 쓰는 글쟁이로서 책을 펴내는 것도 목표이긴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도 정말 뜻깊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난 사람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의외로 많은 것이 기억났다. 초딩 때 태권도를 다닐 때도 같이 다니는 애들에게 품새 자세를 가르쳤고, 알바를 할 때도 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일을 가르쳤고, 프로그램을 배우고자 등록했던 학원에서도 수강생들을 가르쳐보기도 했다. 그중 학원에서 강의했던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 학원 내 교육팀장님 제안으로 오전엔 강의하고, 오후엔 수강생으로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나와 같이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내가 오전에 셔츠를 입고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단 사실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자면 책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 삽니다'는 중반부까진 재밌게 읽었지만, 그 뒤로는 거의 개인적인 일기 형식의 느낌이 강해서 훑듯이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금방 책을 덮었다. 개인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로 시작했으면,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래야 '남의 이야기'를 읽어준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읽어내는 이유는 나와 관계없는 사람의 일기를 읽으려 책을 펼친 게 아니라 어떤 교훈이나 메시지, 팁을 얻기 위함이다. 그래서 본인의 이야기로 출발해 본인의 독백으로 끝나는 문장은 뒷페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시킨다. 물론 그런 담백한 글에서 진주를 발견해 내지 못하는 나의 좁은 시야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전업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전업작가,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고 있는 내겐 그냥 스칠 수 없는 제목이었기에 이렇게 또 한 권을 읽고 글로써 마무리해 본다. 추가로 읽기는 역시 쓰기를 섞어야만 그 가치가 발현된다는 것을 독후감을 쓸 때마다 느낀다. 책을 읽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발 책을 다 읽고 단 한 줄이라도 글을 써보라고 강요하고 싶다. 책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도 좋으니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그러다 보면 자기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게 책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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