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과한 참고서
To Do List는 업무와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중요도가 높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다. 이 리스트는 우리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엉켜 있는 생각들을 전부 바깥으로 끄집어내준다. 그것들을 옮겨 적으면서 우리는 생각의 조각들을 한데 모으고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일을 한눈에 파악하게 된다. To Do List는 모든 일을 해치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보다는 딱 해야 할 일만 반드시 하게 해주는 도구다.
- 책 '목표를 이뤄내는 기술, TO DO LIST' 중에서
이 책은 30% 정도만 정독했다. 책 초반에 나오는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to do list의 맹점'을 짚어주는 것까진 읽을만했다. 문제는 그 뒷부분이었다. 저자의 독자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주고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욕심이 책에 묻어있는 것 같았다. 사람은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헤메는 법이다. 저자도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는 사람이라 느껴지지만, 본인의 책이라 그런지 살짝 과한 기운을 불어넣은 것 같다. 적절한 투두리스트로 제시하는 방법만 10가지가 된다. 난 그런 방법들을 다 써보며 무엇이 더 나은 방법인지 일일이 비교할 자신이 없다. 투두리스트 방법론에서부터 틀어막혀 정작 행동을 못할 지경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독자에게 방대한 정보를 투척한다. 오죽하면 책의 목차를 펼쳐서 어디까지 이런 내용이 이어지는지 알아봤는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to do list는 누구나 작성할 수 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잘 해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에 관심을 둘만한 사람들은 행동계획을 잘 짜지 못하거나 실행력이 부족하여 to do list를 실천해내기가 어려운 사람들일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작은 생각, 작은 행동이다. 내 생각에 to do list를 실천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필요 이상으로 거창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너무나도 많은 선택지를 제시하며 그것도 모자라 매일 꾸준하게 빠짐없이 하라고 한다. 좀 더 나아가 나태해지지 않으려면 스스로 답을 찾으라는 식의 막연한 위로를 건네주기도 한다. 생각만 해도 버겁다. 해결책을 주는건지 고민거리를 안겨주는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이런 아쉬운 후기와는 별개로 난 이 책을 다 읽고 덮자마자 바로 엑셀을 켰다. 그리고 아주 간단하지만 적절하게 투두리스트 표를 만든 다음 바로 실천해보았다. 확실히 무작정 행동하는 것보다는 할일을 해내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 내용 중에서는 사람들이 투두리스트를 작성해도 왜 끝까지 완수를 못하는지, 투두리스트의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짚어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공감되는 지적이었고, 그만큼 투두리스트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얻는 기분이었다. 다른건 몰라도 이 부분만큼은 꼭 기억하며 담아오고 싶어서 바로 실전에 돌입하여 써먹어보았다.
결론은 이 책 덕분에 투두리스트의 활용을 다시금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당분간은 이렇게 매일의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조금씩 나만의 투두리스트 형식을 갖춘다면 능률이 전보다 올라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책 '목표를 이뤄내는 기술, TO DO LIST'는 투두리스트를 효율적으로 활용해보고 싶어서 펼쳐보게 된 책이다. 만약 이 책에 흥미가 생긴다면 나같은 밀리의 서재 구독자는 한번쯤 훑어봐도 괜찮다 생각하지만 내 독후감을 보고 쌩돈 줘가며 사서 읽어보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