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칭찬이 서툴까
살아오면서 받은 칭찬에 비해 내가 남에게 해준 칭찬은 '가뭄'이 생각날 정도로 극히 드물다. 솔직히 생각해 보면 굳이 칭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만의 이유에 의해서 생각하고 움직인다. 결과는 뒤따라오는 현상에 불과하다. 목적이 어찌 됐든 간에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다. 뭔가를 해서 자기가 느끼는 바가 있기에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이지, 아무런 자극이 없다면 아마 나무처럼 가만히 있다가 제 생명을 다하면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난 행동 자체를 바라본다. 상황 자체를 바라본다. 그런 상황에서 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울 수 있으며, 현재 나의 상태는 어떤지 관찰한다. 관심이 상대방에게 크게 없는 이유다. 난 나한테 가장 관심이 많다. 상대방을 알아보고자 노력해도 나의 마음을 투영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다.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은 내가 제대로 알려고 해도 어느 정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칭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나 보다. 내가 생각해도 난 인색한 거 같긴 한데 지금처럼 생각해 보면 또 칭찬을 굳이 해야 하나 싶다. 아마 칭찬을 한다면 '좋은 말'이라는 라벨을 붙인 채 나의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할 것만 같다.
칭찬은 왜 하는 걸까. 어떤 마음에서 하고 싶어지는 걸까. 아니면 그냥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의해서 하게 돼버리는 걸까. 칭찬을 하면 아마 나의 마음에도 일순간 좋은 영향이 끼칠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일시적인 것보단 나의 마음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다양한 톱니바퀴들의 색다른 조합이 내 관심사를 이끈다. 나라는 인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사용할지 탐구하는 게 삶의 목적이라 그런가.
다시 생각해도 칭찬은 어렵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난 많은 칭찬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칭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아마 그동안 내가 받아왔던 그 수많은 칭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해서일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향한 칭찬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쳐내는 듯한 기능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혹은 내게 칭찬했던 사람들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걸러낸 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심리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