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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Apr 19. 2023

그 누구도 내 기분을 망칠 수 없다

내 감정의 선택권은 오로지 내게 있다


오랜 세월이 걸렸다.

내 기분의 통제권이 나에게 있다는 진실을 깨닫기까지.




내 생각은 내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매일 아침 좋은 기분으로 시작해 그 기분이 잠들기 직전까지 이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날들을 매일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살다 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수많은 일들이 무분별하게 발생하고 그 중심엔 항상 자신이 있다. 난 그럴 때마다 내 탓을 해보기도 하고 남 탓, 상황 탓으로 원인을 돌려보기도 했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는 데는 별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내 기분이 왜 좋아지고 무엇 때문에 나빠지는 건지 깨닫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모든 문제가 내 탓은 아니었지만, 내 모든 기분의 결정권은 내가 쥐고 있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내 기분이 좋고 나쁜 것은 온전히 나 때문이 맞았다. 내 기분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심지어 상대방이 내게 해를 끼치더라도, 내 기분이 나빠지는 건 내가 그렇게 느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언제 어디서나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 그에 따라 기분도 순간적으로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라도 내 기분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건 오로지 내 몫이다. 아무리 기분 나쁠 만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 기분을 지킬 수 있었고, 아무리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도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겸손을 유지할 수 있는 선택권은 항상 내게 있다. 꼭 최초의 기분에 따라 상황을 판가름 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인간은 태어나면 처음엔 누군가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라게 된다. 그렇게 성장하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여러 가지 정보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고 그런 것들을 본인의 것이라고 착각한다. 쉽게 말해서 내가 기분이 좋고 나쁘다고 느끼는 것들은 원래 내가 그렇게 판단했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 기분은 내가 지킨다

자신의 생각을 의심해보지 않고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는 루틴대로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게 사는 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에 대한 고민이 끊이질 않거나, 스스로의 생각에 대해서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을 느꼈다면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항상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내면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은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내게 앙심을 품고 나를 괴롭힌다고 하자. 일단 그런 상황에서 상대방이 나를 괴롭히려 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내가 아무리 죄를 지은 게 없더라도 나와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까지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은 상대방은 나를 괴롭히는 것까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깊게 깨달아야 한다.


남은 내게 해를 끼칠 순 있어도, 그 이상으로 내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없다. 내 기분이 나빠질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자기 자신이 그렇게 나빠지도록 '허락'했을 때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선택권이 있다. 기분은 상황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기분은 당사자의 선택을 따라가는 것이다. 본인에게 닥친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기분의 선택권을 외부로 넘기지만 않는다면 언제나 기분은 지켜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무방비한 상태로 기분의 지배권을 빼앗긴다. 상대방이 품은 악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다 받아버린다. 주변 상황에서 풍기는 기운을 온몸으로 다 흡수해 버린다. 그래서 한없이 평화로웠던 마음도 특정인물이나 날씨, 환경에 의해서 마구잡이로 어지럽혀지는 것이다. 본인이 그러기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좋은 감정, 나쁜 감정들은 모두 일종의 신호에 불과하다. 좋은 감정이 든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상황도 아니며, 나쁜 감정이 일어난다고 해서 무조건 기분이 나빠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에겐 이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갑자기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빠진다 할지라도, 의식의 힘으로 얼마든지 그 상황을 유연하게 해석할 수 있다.


아무리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나를 괴롭혀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상대방은 그저 '괴롭힘'을 통해서 내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뿐이다. 굳이 그의 부정적인 기운을 애써 다 받아낼 필요는 없다. 괜히 내 기분과 마음만 더러워질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상황의 본질을 깨닫는 제3의 눈이 생길지도 모른다.




흐린 날씨와 우울한 기분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씨를 따라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 뒀기 때문이다. 내 기분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오로지 나만이 내 기분과 감정을 통제할 수 있고 해석할 수 있다.


기분이 나빠졌다고 끝까지 나빠야 할 필요는 없다. 순간적으로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더라도 그 기분을 유지할지 말지에 대한 통제권이 언제나 내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기 자신의 기분을 지켜내는 날들이 하루이틀 쌓이다 보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분명 이전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강하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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