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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11. 2023

남들처럼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우린 결코 남들처럼 살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처럼 살아가려는 경향이 특히 강하다. 온갖 삶의 기준이 내가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있다. 심지어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자신만의 고유한 기준권을 떠넘긴다. 그렇게 한없이 그들처럼 살아가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인생을 허비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나도 남들과 다르지 않은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토록 남들처럼 살아가려고 해왔으면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자신도 남들과 다를 바가 없다며 한탄하는 것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마음일까.


차라리 현실에서 정말 남들처럼 살아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직접 체험이라도 해볼 수 있으면 그만큼 느끼고 깨닫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하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남들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 내 영혼이 다른 이의 육체에 깃든다면 가능할까? 내가 남들과 다르지 않은 인생을 살아간다 해도 그건 그들과 비슷하게 살아간다는 본인의 생각이 만들어 낸 착각일 뿐이다. 내 인생은 결코 다른 이들의 인생과 같을 수가 없다. 시작도 다르고 끝도 다르며 그 중간에 놓여 있는 과정들조차 어느 하나 같은 게 없다.


단 하나, 다른 사람과 내가 겹치는 것이 있다면 이 우주라는 '하나'의 공간에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크게 보면 우린 하나일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게 너와 나의 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남들처럼 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남들의 삶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영영 알 수 없고 이해도 할 수 없는 게 타인의 삶이다. 공감이라는 것은 내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지 실제로 타인을 이해하는 데서 오는 느낌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같은 공감을 할지라도 터놓고 대화를 하면 각기 다른 주장이 쏟아지는 것이다. 우주의 비밀을 영원히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삶도 영원히 알 수가 없다. 심지어 본인의 인생마저도 죽을 때까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는 애초에 궁금한 걸 모두 알아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알아내야 하는 존재도 아니다. 그냥 단순히 살다 가면 되는 게 인생이지만, 인간의 욕망은 착각을 만들어 낼 정도로 끝없는 방황을 하게 만든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애초에 우린 남들과 섞일 수 없는 존재이니, 정신 차리고 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자기 자신을 내버려 두고 남들에게만 시선을 고정시킨 채 살아가면 불행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고, 언젠가는 끝을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준이 내가 되지 않으면, 가장 소중한 존재가 나이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유 한 번 없이 살게 되면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자신을 관찰하지 않으면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도, 생각이 만들어내는 마음도,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도 알 방법이 없다.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며 가르쳐준다고 해서 깨우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나'로 살아간다고 해서 나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내 인생이 이렇게 돌아가는 원인이 반드시 있고 나의 성향, 성격, 직업, 주변환경 모든 것들은 당연한 것들이 아니다. 모두 내가 그렇게 만들어왔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내 안에는 분명히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존재가 잠들어있다.


모든 문제와 해답이 자기 자신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은 정말 내 안에 그런 문제를 일으키면서 해답을 주기도 하는 게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질문을 해봤자 답을 나올 리 없다. 자신 안에는 내가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결코 발견하지 못하는 존재가 분명히 깃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일 수도 있다. 내 안의 존재는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의 술수에 넘어가 남들과 섞일 수 있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나라는 본질을 깨닫는 건, 바쁘게만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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