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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11. 2023

내 아이가 나보다 잘 살길 바란다면

최고의 교육은 부모로서 잘 살아가는 것


어릴 때 제대로 된 교육은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옛 기억에 남은 부모님의 모습이라곤 장사하는 모습, 부부싸움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게 교육 같은 걸 할 겨를도 없을 만큼 자신들의 삶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공부를 하는 건지에 대한 질문의 대답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셨다. 더불어 수학이 부족해서 학원을 보내달라는 나의 청원도 학교를 다니는 데 학원이 왜 필요하냐는 대답으로 묵살당했으며, 중학교 첫 중간고사를 치른 후 242등에서 90등으로 등수가 올라갔음에도 칭찬은커녕 학교에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 게 아니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그렇게 나의 일순간 타오르던 학구열은 시들어버렸다.


그렇다고 부모님을 원망하진 않는다. 그들의 나이가 되어 보니, 대부분의 부모들은 완벽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채로 부모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공부를 해 본 경험이 없으니, 아무리 사랑하는 자식이라도 올바른 교육을 해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도 어리긴 했지만, 충분히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야 했었다. 대한민국 특유의 주입식 교육을 핑계로 대더라도, 분명히 난 개선할 수 있었고 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모탓, 나라 탓, 상황 탓을 핑계 삼아 편하게 게임만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왔던 시절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하튼 그런 덕분에 자녀교육관에 대해서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스스로가 공부에 대한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훗날에 생길 나의 주니어에게도 그런 잠재력을 있다면 부모로서 한껏 끌어올려주고 싶은 욕망이 강하다. 그럼 분명히 나보다 더욱더 현명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부모 인문학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난 이 책을 제목보다도 김종원 작가님이 썼다는 이유로 읽게 되었다. 김종원 작가님은 확실히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모들과는 다른 독보적인 인물이었다. 난 평소에 자신들의 인생을 제대로 살 생각은 하지 않고 부모가 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에너지를 아이들에게만 쏟는 현상을 보며 안타까웠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인생이 불행한 이유를 자녀들에게 돌리곤 한다. '부모 인문학 수업'을 쓴 김종원 작가님은 그런 현상을 제대로 짚어주면서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평소에 나 혼자 생각했던 흔한 부모들의 문제점을 시원시원하게 짚어주는 내용들이 많아서 읽는 내내 공감이 갔던 책이다.


'부모 인문학 수업'은 본질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현상의 끝자락에 있는 육아법에 관하여 다루는 게 아니라, 육아라는 본질의 출발점부터 다루는 느낌이다. 진정한 자녀교육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자녀교육을 하기 위한 부모의 자질은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난 평소에 육아책은 육아서가 아니라 자기계발서나 인문학 책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나의 그런 욕망을 가득 채워주는 책이었다.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보며 내가 남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이 되는 사람이 자녀교육을 하게 되면, 어지간해서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자신들의 인생 이상을 살아가기 어렵다. 아이들의 대부분의 성향이 부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세상 기술이 아무리 좋아지고,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책 '부모 인문학 수업'은 '최고의 교육은 부모로서 잘 살아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진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아주 좋은 책이었다.




진정한 육아서란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아이를 바보로 만드는 방법을 부모에게 주입시키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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