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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22. 2023

일상에 의미를 찾지 못하면 뭘 해도 소용없다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은 의미에서 나온다


일상의 소중함을 무시하고, 루틴이라는 환상에 빠질 때 그것은 허황될 수밖에 없다. 일상 루틴을 고정 값이나 자동 값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즉, 일상 루틴을 잘 만들어놓으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언가 자동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착각으로 고정 값과 자동 값을 기대하는 순간, 그 안에 나는 없어진다.
반면 일상 루틴이 유의미해질 때는 내 일상이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이를 소중히 여기며 그 위에 루틴을 만든 경우다. 내 일상을 부정하고 무시한 루틴은 사상누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책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중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미라클모닝을 성공적으로 습관 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새벽에 글을 썼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매일 새벽에 일어난다. 처음엔 새벽 5시, 6시 정도에 일어나다가 점점 욕심이 생기고 새벽의 참맛을 느끼다 보니 이젠 3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을 청한다. 난 평범한 9 to 6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본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바로 기상시간을 조절하려고 했지만, 몸 상태는 의외로 멀쩡했다.


그렇게 새벽 4시부터 5시까지는 독서를 하고 7시까지 2시간가량의 글쓰기를 한 후 마지막 1시간은 운동을 하고 8시에 출근준비를 한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이미 인생이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 하루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온도와 습도는 대부분 새벽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미라클모닝을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사실 난 예전에 미라클모닝을 시도했다가 끝내 계속 유지하지 못했던 적이 셀 수 없이 많다. 남들은 모르겠지만, 작심삼일을 밥먹듯이 하던 내가 지금처럼 새벽에 매일 꾸준하게 일어난다 건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그만큼 정말 많이 새벽기상을 실패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커다란 차이가 하나 있다면 바로 글쓰기가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새벽에 일어나는 시간은 비슷했고, 지금처럼 책을 읽긴 했지만 문제는 너무 읽기만 했다는 것이다. 독서는 앞뒤 따지고 할 거 없이 무조건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책만 읽으면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성공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독서만 한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그땐 알지 못했다.


보통 좋은 습관을 들이고자 할 때는 루틴을 설정한다. 루틴을 설정해 놓으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습관이 몸에 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루틴에 의미가 빠져 있으면 루틴 자체에 의지와 기대를 하게 된다. 그저 기계처럼 반복하는 생활이 이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만 본질이 빠져 있으면 유의미한 변화를 경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이전에 새벽에 일어나서 했던 독서와 운동도 나름 의미가 있긴 했지만, 삶에 자극이 될 정도로 큰 영향을 불러오진 않았다. 그저 읽기만 하는 독서는 인풋 이상의 역할은 되지 못했고,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중독되어 있어서 실제로 내가 어떤 게 필요하며 어떤 게 부족한지는 관심이 없었다. 운동은 좋아서 한 게 아니라 그냥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한 것이었다. 내가 운동을 왜 해야 하고,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운동을 했다 안 했다가 중요할 뿐이었다. 


결국 난 새벽에 일찍 일어나도 내게 별다른 자극이 되어주지 못한 것들만 했었기 때문에 잠을 이겨낼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루틴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애쓸 필요가 없었다. 글쓰기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쓰면 더 잘 써지기 때문이다. 내가 새벽시간을 욕심내는 이유는 수면시간을 조절하여 시간을 벌면 벌수록 더 많은 양질의 글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글은 쓰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푸짐하게 만들어주지만, 그런 글을 공개적으로 발행함으로써 읽는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선물할 수 있다고 믿었다. 더 좋은 건 매일 글을 쓰며 남기는 기록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내게 커다란 행운을 불러오는 좋은 기회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젠 내가 새벽에 하는 루틴에 의미가 정말 짙게 배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어나서 30분에서 1시간 독서를 먼저 하는 이유는 잠도 좀 깨고 글을 쓰기 위한 글감을 머리와 마음속에 불어넣음으로써 글쓰기를 위한 일종의 준비운동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2시간 동안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글쓰기에 몰입하게 된다. 더 쓰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고 7시 정도가 되면 운동을 하러 간다. 운동은 다음의 글쓰기를 위한 충전활동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내 인생을 밝혀주는 활동이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점점 나를 발견하게 되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조금씩 알게 된다. 사실 독서를 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지만, 거기에 글쓰기가 더해지면 변화에 가속도가 붙는다. 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글쓰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독서와 글쓰기는 한 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벽기상 루틴에 글쓰기를 넣으니까 오히려 늦잠 자는 게 도저히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새벽과 친해지게 되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전업작가가 되지 않는 이상 글쓰기를 하기 위해선 어떡해서든 시간을 벌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럽게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혔다.




요즘 자기계발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직장생활에 답이 없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그렇게 남들이 게임하고 술 먹고 티비 볼 시간에 조용히 자기만의 루틴을 실천하는 것도 매우 훌륭하지만, 그 루틴에 내 인생을 관통할 만한 의미가 깃들어있는지 한 번 깊게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루틴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평범해 보이기만 했던 일상에 없던 애정이 피어날 것이다. 인생의 행복은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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