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흘려보내면 일찍 일어나기 쉽다
미라클모닝이 습관으로 자리 잡히면서 알람도 없이 잘 일어나던 내가, 최근 들어서는 왠지 모르게 벌떡벌떡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알람을 맞춘 시간에 제대로 일어날 자신이 조금 없긴 하다. 4시 30분에 일어나야 한다면 혹시 몰라 5시에도 알람을 하나 더 맞춘다. 오늘 새벽에도 알람이 울려서 눈을 뜨긴 했지만 금세 생각덩어리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다음 알람이 있으니 조금 더 자도 된다고 조용히 나에게 속삭이며 최면을 열심히 걸었다.
하지만 5분 정도 지난 후, 내가 피곤해서가 아니라 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자도 된다'는 생각이 나를 잠재우려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이불을 걷어 젖혔다. 그리고 원래 하던 대로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커피를 내리며 컴퓨터를 켰다. 다행이다. 오늘의 겨루기는 내가 이겼다.
생각은 악의가 없다. 단지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들을 토대로 혹은 다른 어떤 시스템에 의해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내게 속삭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떠오르는 갖가지 생각을 판단하려 들지 않고 머릿속에서 흘려보낸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다시 잠드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마치 생각이라는 방에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처럼.
새벽은 사실 겉으로 보면 저녁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나의 모든 감각은 새벽이라는 시간대를 원래부터 잘 알고 있는 친구처럼 여기는 것 같다. 유독 모두가 잠들어 있을 법한 이 시간에 움직이면 나의 걸음소리, 커피포트 뚜껑 닫히는 소리, 모카포트 물 끓는 소리, 새벽바람 같은 것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런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새벽은 재밌다.
다른 사람들의 새벽은 어떨까. 나와 같진 않겠지만 그들도 모두 나름대로의 특별한 시간을 음미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기로 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