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기다려지는 삶
어젯밤, 오래간만에 맛있는 저녁을 먹었더니 노트북 앞에 앉아도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확실히 저녁은 텐션이 떨어지는 시간대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그럴 땐 운동을 하면 충전이 된다고 하는데, 난 그런 걸 알면서도 게으른 나머지 지하 헬스장을 잘 가지 않게 된다. 운동하러 가는 것도 미라클모닝 하는 것만큼 습관을 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여하튼 글이 써지지 않아서 그냥 책을 읽었다.
하루종일 글쓰기 생각만 하는 나도 글이 써지지 않으면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그냥 접는다. 글쓰기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공백이 생기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직감이 그런 때면 쉬어가야 할 때라고 내게 신호를 보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확실히 약간의 텀을 두고 다시 열거나 써지지 않는 주제의 글도 며칠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술술 써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하지만 확실히 피곤했는지 평소보다 일찍 잠들기로 했다. 대신에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기로 했고, 새벽 4시에 카페에 도착했다. 새벽 4시나 5시나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한 시간 더 일찍 나와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감성 짙은 새벽공기를 맛볼 수 있었다. 혼자 조용히 카페로 걸어가는 순간들은 그 자체로 내게 커다란 행복감을 준다.
주말이라는 핑계를 대며 늘어질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일찍 일어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러 새벽을 나설 수 있는 내가 좋다. 내내 방황하기만 하던 인생이 새벽을 중심으로 한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것만 같은 느낌이 온몸을 감싸고돈다.
매일 밤 잠들기 전엔 새벽에 일어나서 글 쓸 생각에 설레고, 출근하면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어서 회사로 가는 것이 반갑고, 퇴근하면 하루를 마감하는 글과 아내와의 즐거운 대화가 날 기다리고 있어서 행복하다. 그렇게 하루의 끝이 다가오면 날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새벽을 기대하며 들뜬 마음으로 잠을 청하게 된다.
이렇게 좋은 인생이 또 어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