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이겨내는 사람이 비로소 얻게 되는 것
세상에 나만의 기록들을 남기는 게 왠지 내가 살아가는 위대한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어떡해서든 한 줄이라도 진심이 담긴 글을 써내고 있다. 혹시 누군가는 내가 글감이 많거나, 글을 오래도록 써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뭘 자꾸 써대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글을 공개적으로 발행할 때마다 언제나 부끄러운 마음은 덤으로 따라온다.
하지만 부끄러운 마음을 극복하지 못해서 세상에 내 글을 보여주기를 망설였다면, 난 지금처럼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쓰는 글은 발행한 시점부터 완전한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개된 글은 읽는 자들의 기운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런 글은 한 인간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쓴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권리가 있다. 실제로 글을 발행하고 나면, 직접 읽어보며 자체적으로 피드백을 하기도 하고 잘 썼다고 생각이 되는 글은 혼자 보며 뿌듯해하기도 한다. 그렇게 난 한 편의 글을 마칠 때마다 그 글을 쓰기 이전과는 다른 상태가 된다고 여긴다. 글을 쓰면 쓸수록 난 그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데 부끄러운 마음 하나 넘어서지 못할까.
생각이 많은 게 재주라면 타고났을지도 모른다. 난 워낙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그저 잡생각에 그칠 뻔했던 그 많은 생각들은 다행히도 내가 책을 만난 덕분에 세상의 온갖 현상들과 접목시키면서 조금 더 깊고 다양하게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들이 한두 가지씩 늘어나며 복잡한 현상 속에 숨어있는 본질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난 점점 더 할 말이 많아졌다.
사람이 쓰는 글은 대단한 게 아니다. 글은 그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생각과 마음을 외부로 꺼낸 것일 뿐이다. 글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의심을 내려놓고 내면에 온전히 집중할 수만 있다면 쓸만한 글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삶을 살아내고 있는 자가 할 말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부끄러운 마음을 이겨내고 자신의 내면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조화롭게 섞일 수만 있다면 끝도 없이 성장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부끄러운 마음은 무시해도 된다.
'진짜'는 그 부끄러운 마음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존재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