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찾아오다
2022년을 마무리하고 2023년으로 들어서면서 내가 목표로 잡고 싶었던 것들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벽에 붙인 다음, 작업할 때마다 한 번씩 쳐다보곤 했다. 내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들은 크게 4가지였다.
'하루 1,000자 이상 글쓰기'
'새벽 4시 기상습관'
'브런치북'
'새로운 제안'
난 이미 내 정체성을 한 명의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쓰기에 진심이다. 비록 현재는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있는 회사원이지만, 적당한 때가 오거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글쓰기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현재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은 글 쓰는 삶을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내가 '전업작가가 되고 나면 매일 글을 써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절대로 훌륭한 작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야 결국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떡해서든 매일 하루 한 줄이라도 글을 써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매일 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글을 쓸 때만큼은 이미 꿈을 이룬 한 명의 작가처럼 생각한다. 글쓰기를 하는 동안에는 몰입할 수 있으며, 쓰면 쓸수록 나를 점점 더 발견해 나가고 지혜가 쌓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만약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려서 '하루 원고지 50매 분량의 글쓰기'처럼 목표를 높게 잡았다면, 목표를 이루지 못한 날들이 쌓이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글쓰기를 도중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목표를 쓸데없이 높게 설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달았다. 덕분에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정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을 설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비교적 내게 난이도가 낮은 '하루 천자의 글쓰기'를 목표로 잡았고, 덕분에 목표를 실패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 이렇게 매일 작은 성공을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엔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게 될 거라고 믿는다.
(최소 하루 1,000자 이상의 글을 쓰기로 했지만, 하다 보니 하루 평균 5,000자 정도의 글을 쓰게 되었다.)
현재 내가 지키고 있는 일상의 루틴은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새벽은 다른 시간대보다 글이 훨씬 더 잘 써지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황금 시간대이다. 그래서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들은 웬만하면 다 새벽에 해내려고 한다. 나도 출근하면 저녁까지는 꼬박 회사에 묶여 있어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새벽을 구하지 못하면 퇴근하고 나서 쓸 수 있는 글은 매우 한정적이다.
그렇게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한 지도 300일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새벽 일찍 눈을 뜨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다시 잠들어서 계획한 시간보다 훨씬 늦게 일어나는 날이 종종 있다. 그런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찝찝하다. 미라클모닝은 그만큼 하루 전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요한 생활습관이다.
미라클모닝에 대한 의지는 이미 뼛속 깊숙하게 스며들었다. 가끔 낮잠은 잘 수 있어도 이제 늦잠 같은 건 내 인생에서 경험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습관이 들었다 해도 전날 밤 야식을 먹거나 무리하게 음주를 하면 새벽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다. 그래서 새벽을 지키려는 내 올곧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미 익숙해져 버린 기상습관을 2023년의 목표로 정하고 매일 지키려고 노력한다.
난 그때그때 감정에 맞게 즉흥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그런 게 내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많은 글을 써내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완벽주의 성향이 짙은 탓에 각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 들인다고 해서 좋은 글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현재의 나로서는 일단 꾸준하게 최대한 많이 써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 글을 발행하고 나면 브런치북으로 묶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목적은 책출간을 위한 것도 있다. 나도 훗날엔 전업작가가 돼서 글을 쓰고 강연을 하며 살아가는 삶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브런치북은 좋은 경험이 될 것만 같았기에, 조금 시간을 분배해서라도 꼭 엮어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3월에만 2권의 브런치북을 발행했다.
한 번은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한꺼번에 글을 써서 발행해 봤고, 두 번째는 그동안 브런치 매거진에 발행한 글들을 모아서 발행해 봤다. 스스로 기준을 많이 낮췄기 때문에 2권이나 발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브런치북을 발행하고 나니 매일 몇 편씩 글을 발행하기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뿌듯했다. 그리고 한편 한 편의 글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이젠 조금 더 큰 맥락에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내가 가장 원했던 장면은 '새로운 제안'을 이메일로 받아보는 것이었다. 그게 출간/기고 제의였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한 번도 그런 제안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는 단지 응원의 메일이라도 받아보고 싶었다. 얼마나 그 메일을 받고 싶었으면, 브런치로 '새로운 제안'이라는 문구를 검색해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찾아 읽어 볼 정도였다.(난 브런치 검색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새로운 제안'을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포스트잇에 써서 벽에도 붙이고 연습장에도 가끔씩 쓰면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적이 많았다. 이런 글을 쓰다 보니, 실력에 비해서 책을 쓰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컸던 게 아닐까 하는 부끄러움도 든다.
하지만 새로운 제안이 들어오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썼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새로운 제안 메일은 단지 하나의 목표였지,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난 그저 매일 글감을 모으고, 글을 쓰고, 퇴고를 하고, 발행할 뿐이었다. 나의 글쓰기는 그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내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퇴근을 한 뒤에 집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카페에서 브런치에 발행할 글을 쓰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폰에서 알람이 떠서 확인을 해봤더니,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다는 메시지가 떠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 순간엔 심장이 약간은 두근거렸던 걸로 기억한다.
다만, 새로운 제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내가 원하던 일이 들어오는 건 아니기에 애써 들뜬 마음을 억눌렀다. 내 글을 읽은 독자분이 '새로운 제안'메일로 피드백을 가끔 할 수 있다는 것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게 들어온 제안의 종류는 '기타 목적'이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도 잠시 무슨 내용인지부터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안서는 링크에 연결돼 있는 문서까지 하면 꽤나 긴 글이 담겨 있었다. 결론은 내 브런치 글을 보고 영감을 받아 창작자로서 파트너십을 맺자는 제안 메일이었다. 사실 얼마 전에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브런치에 쏟아붓겠다'라고 결심한 상태여서 제안 자체는 조금 망설여졌다.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내가 만약 그 제안을 수락한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언젠가는 책 출간을 준비하거나 다른 목표가 생긴다면 브런치에 지금만큼 글을 쓰진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나만의 무기가 생길 때까지는 브런치에만 글을 써내려고 했다.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면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하면 업무를 보면서 비는 시간에 틈틈이 글을 쓴다. 퇴근하면 카페에 들러 글쓰기를 하고 난 후에 집에 들어간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조용히 사색을 하면서 마음속에 들어있는 글감을 캐낸다. 난 이렇게 글쓰기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동안 글쓰기에 푹 빠져 살았더니, 결국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왔던 새로운 제안이라는 선물을 받게 됐다. 아내에게는 아직 말을 못 했지만, 사실 제안서를 보자마자 당장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난 이번 일을 계기로 브런치에 글을 써왔던 것에 대해 남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앞으로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난 글쓰기에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