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왕따를 자처하기 시작하다

나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by 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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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 일단 어울리면 외롭지 않고 소속감 등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나 역시도 어릴 때부터 무리에 끼어들기 위해서 일정 이상의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왕따 한번 당한 적 없이 무난한 세월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남들과 엇비슷해지는 정도의 성인이 되어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인데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만, 내 성향이 그런 것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독서를 접하고 나의 모습을 하나둘씩 발견할수록 절실히 느꼈다. 나를 나답게 해줄 수 있는 노력은 혼자 있을 때만 진정 그 효과를 톡톡히 맛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고 경계심마저 일게 된다. 예를 들면 여행을 가더라도 관광지에 집착하지 않고, 맛집을 찾아가더라도 굳이 웨이팅까지 하진 않는다. 뉴스를 보지 않게 되고 유행에 관심이 없어진다.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한다는 어떤 것이 있으면 오히려 더 하지 않게 된다.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는 꼴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기본적인 소통능력 덕분에 인간관계가 크게 뒤틀리진 않았지만 아마 나와 친한 사람이라면 지금쯤 느낄 것이다. 내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그리고 나와 만나는 횟수가 예전만큼 못하다는 것을.


책을 읽고 자기계발을 해오면서 나만의 가치를 우연찮게 발견하고 나서부터는 점점 나답게 살고 싶어지고 나답게 살려면 여러 사람들 속에 섞이는 환경에선 저항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내 삶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무리를 벗어나야 했고, 무리 속에서 벗어나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몰리는 곳엔 본질이 우뚝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정말 진리와도 같은 말이어서 사람이 많은 곳이면 정말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많아진다. 대화도 잘 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마저도 4명을 넘어서 5명 이상이 모이면 정말 쓸데없는 대화만 주고받기 일쑤다. 단 둘이서 만나면 그 어떤 날보다도 영양가 있는 대화를 나누지만 여러 사람들만 모이면 서로의 영향을 주고받는 덕분인지 진짜 필요없는 얘기, 소모적인 얘기만 할 뿐 도통 발전적인 얘기를 꺼내는 사람도 꺼낼 수도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래서 난 친구들과도 소규모로 만나는 자리가 아니면 그마저도 피하게 된다.


내가 이토록 변할 수 있었던 건 '시간의 중요성'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을 예전부터 자주 듣긴 했지만 내가 내면으로부터 진정 그 가치를 깨달은 순간부터는 정말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서 나의 생각, 습관, 행동까지 바꾸게 만들었다. 나도 언젠간 죽음을 맞이할테고 그 간격엔 유한한 시간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 시간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관심없고 도움도 안되고 원하지도 않는 시간을 최대한 내 삶에서 걷어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의지를 믿기보단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내 뜻을 이루는 데 더욱 승산이 있다고 본다. 여튼 사람들이 몰리는 곳엔 더이상 끼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