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큼 경쟁은 치열하지 않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정보는 모두에게 오픈되어 있어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어서 옛날처럼 어영부영 해가지고서는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은근히 현실에서의 경쟁은 그리 치열한 게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수영을 배우기 시작해서 매일 아침마다 수영을 가고 있다. 주 5일 수업인데 6만 원 밖에 안 해서 그런지, 아니면 주변에 수영할 만한 곳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수업신청이 시작되던 날 새벽 6시에 5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거의 모든 정원이 마감되었다. 한 클래스 당 30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빈자리는 일반 직장인들이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곳에만 남아 있었다.
그렇게 첫 수업을 듣기 시작하고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왔다. 레인 한 개에 열댓 명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영법을 배운다는 게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모두가 같은 초급반이지만 이전에 수영을 했었던 사람, 아예 처음 배우는 사람, 수영을 배웠지만 완전히 기초부터 새로 듣고 싶은 사람 등 강사님이 여러 사람 입맛 맞추는 데 적잖이 애를 먹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도 80:20의 법칙이 적용할 것만 같았다. 첫날 온 사람들 중에서 며칠만 지나면 절반 정도가 출석하지 않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그 결과 수업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난 오늘에서야 난 나의 직감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함께 수업을 듣던 사람의 절반이 나가떨어진 게 아니라, 절반의 절반이 출석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물론 수영을 누군가와 경쟁을 하러 간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를 승리감도 느낄 수 있었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어서 출석을 하지 않은 것이겠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단 10% 정도의 인원만이 항상 그룹을 활성화시켜 나갔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난 그 10%에 자주 속했기에 더 와닿는 부분이었다.
내 경험상 위의 사례는 수영뿐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일에 적용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딜 가나 100명이 모이면 20명이, 20명이 모이면 5명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돌리는 정예멤버가 된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싹 다 없어지고 정예멤버만 남았을 때조차도 20:80의 법칙은 적용될 거라고 감히 확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주의 법칙인 것처럼 항상 그래왔었기 때문이다.
난 이런 현상을 살아오면서 매번 적용해 왔다. 10명이 모이면 그중에서 크게 에너지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경쟁자는 항상 실제로 모이는 사람들의 절반의 절반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니 마음도 훨씬 편해지고 공략해야 하는 부분이 훨씬 간단해졌다. 그래서 대부분은 유의미한 성과를 뽑아낼 수 있었다.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100명이 모였다고 해서 100명 전체가 한 마음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쓸데없이 걱정만 불리는 나머지 본인만 지칠 뿐이다. 세상엔 생각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별로 없다. 누군가에겐 안타까운 현실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살아가기 정말로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누굴 이기려고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절반 이상은 나보다 뒤처질 것이고, 내가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한다면 나머지 남은 사람들들 사이에서도 웬만한 유의미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딜 가나 사람들은 다 똑같다. 몇 명이 모이더라도 항상 10% 정도의 인원만이 소수정예멤버가 된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앞서가는 존재가 되고 싶다면, 일단 그 10% 안에 속하는 게 우선이고, 자신과 함께 나아갈 10%의 멤버가 누군지 파악이 끝났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말고 내가 공략해야 할 대상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될 일이다.
삶은 어려운 듯하면서도 쉬운 놀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