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매일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만 바꾸면 글감이 마르지 않는다

by 달보


매일 글을 쓰다 보니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언제나 새로운 주제로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살아내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런 평범한 내가 어찌저찌 매일 새로운 글을 써낼 수 있는 비결은 비슷한 내용도 쓰다 보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쓸 때마다 색다른 내용이 눈앞에 펼쳐지는 게 글쓰기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의외로 똑같은 글을 써내는 게 더 어렵다. 내면의 상태는 매 순간 변하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상상 이상으로 많이 겹치지 않는다. 글쓰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본인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고충은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쓸만한 이야기가 있어도 쉽지 않은 게 글쓰기인데, 그 쓸 거리조차 마땅치 않으니 아예 쓸 엄두가 나지 않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컴퓨터 메모장을 활용하면 좋다. 메모장에다 글을 써보면 워드나 한글 또는 브런치 같은 온라인 플랫폼보다는 훨씬 가볍게 글을 쓸 수 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이전에 썼던 글과 비슷한 내용이라도 다시 써보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그러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글이 나오거나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글이 뻗어나갈 수도 있다. 새로운 글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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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든 한 줄이라도 써 보면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거기서 끝이 난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글을 쓰기 전에나 하는 것이다. 새로운 글은 새로운 생각으로 쓰는 게 아니라 아무거나 쓰기 시작함으로써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망설임과 머뭇거림은 글감이 없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 아니다. 아무것도 안 쓰니까 찾아오는 반응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글쓰기 자체는 별 거 아니다. 손가락을 움직이기만 하면 알아서 자연스럽게 써진다. 거듭 강조하지만 써지지 않는 고민은 쓰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다. 본인의 필력은 글쓰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애초에 필력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해', '오늘 안에는 목차를 만들어야 해', '괜히 솔직하게 썼다가 악플이 달리면 어쩌지?'와 같은 생각들이 멀쩡한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글쓰기가 되지 않을 때는 본인의 필력을 탓하기 이전에 머릿속에 들어찬 생각부터 점검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글은 그냥 '글'이다. 쓸 만한 글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오늘 써야만 하는 글의 주제를 누가 정해놓지도 않았다. 단지 본인이 스스로를 어딘가에 가둬놓았을 때 글이 써지지 않는 것뿐이다. '쓸 게 없다'는 건 진짜가 아니다. 쓸게 없다고 생각하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생각일 뿐이다. 직접 써 보면 금세 깨닫게 된다. 들어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던 마음 안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들어있었는지를.




글쓰기는 글감보다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할 용기 말이다.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다면 '할 수 있다'는 기운이 어느새 온 몸에 고루 퍼지게 될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좋은 글은 써지게 되어 있다. 백지 앞에서 망설이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믿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부디 내면에 들어있는 깊은 세계를 본인만의 독보적인 글을 통해 발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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