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글을 써야 할까?

글쓰기 방향에 대한 고민

by 달보


내가 쓰는 글의 주제가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아니다. 마음공부, 자기계발, 글쓰기, 독서, 의식성장 등의 이야기들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전혀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세상엔 가만히 앉아서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심오하고 머리 아픈 주제까지는 닿을 만한 여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딜 가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는 정해져 있었다. 정치, 경제, 연예, 스포츠, 게임 등이다. 이런 것들은 상당히 자극적이며, 소재가 끊기기는커녕 매일 새로운 것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다. 심지어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때는 어떤 글을 써 나가야 할지 글의 주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누가 봐도 주목받기 힘든 글을 계속 써야 할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글을 쓰려고 노력해야 할지에 대해서 쉽게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어제는 분명히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야 할 것 같았는데, 오늘은 또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써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이리저리 오가면서 마음이 흔들리곤 했다.


그러나 글을 평생토록 쓴다고 생각하니,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사실 관심이 가지도 않는 분야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건 나와 맞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글을 쓴다면 만족스럽고 보람찬 글을 써내지 못할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다루는 게 누군가에겐 현명한 공략이 될 수도 있지만, 내겐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비록 찾는 사람은 적을지라도 온전히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를 써내는 게 자연스러웠다. 더군다나 포기하지 않고 글을 꾸준하게 쓰기 위해서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써야 할 것만 같았다.


온라인에 글을 발행하면 누군가는 읽게 된다. 상상하지도 못한 경로를 통해 찾아 들어와서 별 볼 일 없는 내 글을 진심으로 읽고 받아들이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비록 알아봐 주는 사람도 많지 않고 별 다른 소득이 없을지라도 한 편의 글을 쓸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생각해 보면 애초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글쓰기가 아니었다. 단지 내 글이 누군가에게 전달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 자신에게 끼치는 영향력이다. 나도 내 글을 바라보는 한 명의 독자다. 그것도 내가 쓰는 글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시간으로 읽어 보는 세상에서 유일하고도 가장 소중한 독자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음에도 없을 글을 쓸 바에는, 내게 가장 귀한 독자인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쓰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잔머리를 굴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한 글을 쓰게 되면, 그만큼 많은 관심을 얻어낼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아주 찰나의 순간에 불과할 것이다. 뭐가 됐든 간에 정작 나 자신이 흡족하지 않은 글을 계속 써낸다면, 훗날 운이 다했을 때 관심을 기울이던 그 수많은 사람들도 결국 등을 돌리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워야 한다. 자연스럽기 위해선 힘을 빼야 한다. 힘을 빼기 위해선 어떤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려면, 진짜 마음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야 한다. 마음에도 없는 것들을 억지로 주입한다면 언젠간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다. 남들과 나의 관심사가 다른 건 불행이 아니다. 뭘 해도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재주가 있는 사람도, 그런 재주 없이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도 모두 다 축복받은 삶이다. 단지 서로가 다른 것뿐이다.


오래도록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고유한 내면의 소리를 글로 빚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세월이 누적되면 그만큼 자기 자신이라는 존재가 올곧게 정립되고, 그에 따라오는 담백하고도 짙은 기운에 결국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끌리게 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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