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
현대인이 힘든 이유는 거의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고 싶은 걸 다 먹진 못해도 굶어 죽을 일은 없고, 만족스럽진 못해도 어떡해서든 직장은 구할 수 있으며, 남들 가진 게 부럽고 하고 싶은 건 많아도 마인드만 잘 가꾸면 나름 행복하고 편안하게 충분히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인간관계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일단 타인을 내 맘대로 통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사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고통은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나오지만, 그만큼의 희열과 행복도 인간관계에서 나온다. 인간관계는 그만큼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글쓰기 모임에서 사람들과 만났을 때도 인간관계의 고충에 대한 화두가 잠깐 떠올랐었다. 그때 난 얌전하게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득 나와는 뭔가 동떨어진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최근 들어 인간관계 문제 때문에 앓은 적이 거의 없어서인 것 같았다. 나도 인간관계 문제는 자주 달고 살았다. 근데 생각해 보니 요즘은 거의 인간관계 문제 때문에 괴로워한 일이 없었다.
왜 그런 건지에 대한 해답은 금세 알 수 있었다.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인간관계 문제가 거의 드물어진 가장 큰 이유는 글 쓰느라 사람 만날 시간이 없기 때문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기대치가 내 인생 최저치를 찍고 있는 것도 한 몫했지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시간을 내지 않는다. 시간이 남을 때 내가 하는 거라곤, 읽고 쓰고 와이프와 시간을 보내는 것밖에 없다. 정말 단순하지만 그 세 가지로 일상을 채우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가늠하기 어렵다.
아마 언젠간 다시 텀이 돌아와서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많이 만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난 또다시 아마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에 시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 그때쯤이 되면 그 정도 스트레스를 감내해도 될 만큼의 여유가 생겼을 때일 것이다. 그리고 남에게 뭘 기대하지도, 뭘 바라지도, 전혀 기댈 생각도 없기 때문에 예전만큼 복잡한 트러블에 얽히진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도 적당히 만나는 게 좋다. 인간관계 문제는 문제가 생길 만큼의 관계가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게 가장 커다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관계가 많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그런 상황이 되게끔 수많은 선택을 해왔다는 것이고, 그 안에서 생긴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건 그 관계 속에서 얻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인 걸지도 모른다.
나로서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것도 나와의 관계를 끊임없이 건강하게 잘 유지해야 가능한 일이다.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지만, 언제나 그 관계 속에서 0순위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잊지 말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 먼저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와도 잘 지내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건전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어찌저찌 관계를 맺긴 하더라도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 말곤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신뢰감이 싹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거나 보람을 느끼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며 일상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달리 말해 몰입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몰입함으로써 나를 잊는 것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내가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로부터 해방되어 찰나의 순간일지언정 진정한 나 자신을 경험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인간관계 문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원인은 알 수 없고 각자가 처한 환경은 제각각 다르지만,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와 정답은 자기 자신만이 꽉 쥐고 있다는 게 세간을 관통하는 진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