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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Nov 19. 2023

문제를 문제로 만들어내는 건 따로 있다

생각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이유


모든 문제의 근원은 나에게 있다. 문제를 문제로 바라보는 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근데 여기서 좀 더 깊게 들어가면 진짜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은 따로 있는데, 그건 바로 생각이다. 생각은 온전한 주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모든 문제는 내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나를 스쳐지나 간 생각의 흔적들을 집착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면 삶은 지극히 단순해진다. 나를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 생각들을 그대로 흘려보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문제는 커지지 않는다. 적절한 생각은 물론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쓸데없이 과한 생각은 아무 일도 아닌 것을 더욱 심각하게 꾸며내는 재주가 있다.


대개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생각을 내려놓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때문에 가벼운 문제가 점점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평생을 생각이 만들어 내는 온갖 문제들에 시달리며 살아갈 확률이 높다.


특히 현대인들 중에서는 본인 생각에 대한 의심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만한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생각에 대한 사유를 하지 않으면 살면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자동반사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에 휘둘리지 않을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문제는 처음부터 생기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문제가 일어난다 한들 금세 사그라들 것이다. 뭔가 지고 있는 것 같은 생각,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 분명 나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 등은 생각이 만들어내는 것이지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모든 일은 그냥 '일' 자체가 일어난 것뿐이며, 모든 사람들은 그저 자기표현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설사 대놓고 '난 널 괴롭히고 싶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그건 자신의 마음상태를 내비치는 것뿐이지,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누군가 공을 던져도 내가 받지 않으면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이치로 보면 상대방은 결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남은 여생동안 편안하게 살고자 한다면 평소 생각에 얼마나 휘둘리며 살아가는지부터 깨달을 필요가 있다. 생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살면서 마주하는 거의 모든 일들에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갖가지 고통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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