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나와의 싸움은 평생 해야 될지도
새벽 4시에 알람 맞춰놓고 새벽 5시에 일어나면 마음이 흔들린다.
'아, 한 시간 늦게 일어났으니 그냥 푹 자버릴까'
그런 생각을 품은 채 겨우 화장실로 기어 들어가 입에 칫솔을 물고 거울 속의 퉁퉁 부은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으면, 그냥 자버릴까 싶었던 게 얼마나 어이없는 발상이었는지 서서히 깨우치며 정신을 차린다. 계획했던 4시보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난 건 맞지만, 5시부터 움직여도 출근 전까지는 3시간 30분이나 쓸 수 있는데도 욕심은 만족하는 법을 모른다.
그나저나 습관의 힘이 대단킨 하다. 천성부터 게을러터진 나 같은 사람도 부단히도 움직이게끔 만들어주니 말이다. 더불어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날 부지런한 사람으로 인식하게끔 최면을 걸어도 준다. 그렇게 습관이 부리는 마법은 난잡했던 일상을 단순화시키고, 정립된 일상은 인생에 풍요를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가져온다.
이만큼이나 대단한 습관임에도 불구하고 한 순간에 무너지긴 또 얼마나 쉬운 건지 모른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금세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십상인 습관의 속성은, 경도가 웬만한 금속보다도 강하지만 툭 건드리면 쉽게 깨져버리는 유리를 떠올리게끔 한다. 혹시 인생의 판을 뒤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습관보다도, 종잡을 수 없는 생각의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습관이 비교적 쉽게 바스러지는 것처럼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벌써 1년이 넘도록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알람 맞춘 시간보다 약간만 늦게 일어나면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라는 푸념에 사로잡혀 도로 누워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 충동을 이겨내지 못한 덕분에 세상 달콤은 쪽잠을 만끽하기도 한다. 후회와 반성은 덤이다.
중요한 건 계획한 시간에 일어났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일찍 일어나서 '무엇을 했는가'임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이른 새벽의 생각과의 겨루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의지 하나로 겨우 버텨내는 나와 그런 날 멈추고자 오만가지의 수작을 부릴 수 있는 생각의 대결구도는 아무리 봐도 편파적이다. 아마 평생 적응될 일은 없을 것 같다.
난 그래서 매일 되뇌인다. '안심'할 수 있는 지점 따윈 없다고. 아무리 질이 들었어도,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인 만큼 그때그때 다른 상태인 나와 항상 겨룰 수밖에 없다고.
이런 현실이 버겁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이 땅에 두 발 붙이고 서 있는 동안만큼은 끊임없니 나와 다투느라 심심할 틈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