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
글쓰기를 다른 이에게 진정 배울 수 있다고 믿는가? 제대로 배웠다고 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그 사람이 가르침을 준 사람에게 진정한 글쓰기를 배운 게 아니라 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 본인의 가치를 발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은 수학공식처럼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라 본인만의 구축된 세계를 현실로 가져올 수 있어야 하는 무한대의 창조 영역이라 누구에게 배운다는 게 어찌 보면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읽었다. 검술을 가르칠 순 있지만 전할 수는 없다고.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고 해서 글솜씨가 부족하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배우려고 하는 순간 길을 돌아가는 건 아닐까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대개 글이 안 써지는 건 사유가 부족하거나, 경험이 부족하거나. 이 두 가지가 주된 원인이다. 본인이 시간을 갖고서 무언가에 대해 제대로 사유해 본 적이 없다면 점 한자도 찍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게 부족한 사람은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온 몸이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여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좀처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뇌는 아마 에너지를 아끼려고 그 생각을 유지하려고 주인을 계속 속일 게 뻔하다.
스스로의 생각을 경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의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마음공부와 지혜가 필요하다. 마음공부와 지혜는 읽기와 쓰는 것, 그리고 세상살이를 통한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 그중 가장 쉽고 효율이 좋은 건 읽기와 쓰기다. 경험을 하려면 온갖 제한이 따르지만 비교적 읽기와 쓰기는 그 시스템 자체가 간소해서 해내기가 쉽다. 그러니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글이 안 써진다면 읽기와 쓰기가 부족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쓰기가 되지 않는다면 어디 가서 글 잘 쓰는 법을 배울 게 아니라 더 많이 읽거나 아니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단 한 문장이라도 실제로 써내는 것이 길을 돌아가지 않는 방법이다.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책은 나의 사유를 위한 참고서일 뿐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모든 인간들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찬란하고 풍요로운 삶의 그 모든 경험들은 나의 현재 상태와 방향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다. 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지혜로운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면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존재에게 기대어 의지할 시간에 스스로에게 배우려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하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