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보 Dec 13. 2024

평범한 오늘을 사랑하며 미래를 사유하다

AI 시대, 인간은 어디로 가는가


어제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 독서 모임을 가졌다. 육아하랴 글 쓰랴 바쁜 와중에 벽돌책을 읽긴 싫었다. 그럼에도 모임장님의 반강제적인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읽게 된 책이었다.


머나먼 과거로부터 예측키 힘든 미래를 넘나들며 그에 얽힌 네트워크를 풀어내는 유발 하라리의 필력은 혀를 내두를 만했다. 다만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특유의 광범위한 사례는 나의 얄팍한 집중력으론 따라가기 힘들었다(혹은 내가 책을 너무 빨리 읽어서 그런 건지도 모를 일이다).


유발 하라리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대강 알 것 같았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류는 전에 없던 연결고리(넥서스)로 결속될 테니, 그에 따른 혼돈의 세태를 대비하라'


AI는 과연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새 시대의 기술들이 전에 없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고와 실수라는 인간의 매력을 옅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우린 훗날에도 '인간'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독보적이면서도 신적이기까지 한 사람들이, 연결고리를 견고하게 하기 위한 단순 데이터로 전락하는 건 시간 문제 아닐까. 그 막강한 힘을 꼭대기에서 진두지휘하는 건 과연 인간일까 로봇일까.


뭐가 됐든 긍정적인 전망으로 바라보긴 어렵다. 거대한 힘이 인간의 손에 들어가든, 로봇의 손에 들어가든 간에 그 끝엔 종말만이 있을 거란 예감이 든다. 고로 기술력의 발전은 종말의 앞당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생각한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크게 염려스럽진 않다. 이래나 저래나 세간의 흐름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난 그저 하루하루 내 할 일이나 하면서 적당히 살다 가련다. 물론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나름의 대비는 하겠지만, 필요 이상의 에너지와 시간을 걱정하는데 쏟진 않을 것이다.


충분히 행복했고 평범한 오늘마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번 생애 복에 겨운 평안을 누렸으니, 당장 내일 모든 게 소멸된다 해도 개의치 않으리라.





CONNECT

 - 달보가 쓴 책(종이책)

 - 달보가 쓴 책(전자책 - 밀리의 서재)

 - 달보의 인스타그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