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멈추면 일어나는 일

내가 평생 독서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by 달보


책을 읽고 나서 '새사람'으로 거듭났다고 느낀 뒤로, 독서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었다. 그런데 그 사이 주변 사람들에게 잘난 척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갔다.


"야, 생각을 그렇게 하면 당연히 잘 되던 일도 어그러지지."

"책 읽어 봐, 책. 책에 모든 답이 다 있어."

"너희가 책만 읽었으면 내 말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텐데."


차마 믿고 싶진 않지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당시엔 주변 사람들을 위한 말이라 생각했지만, 곱씹어보니 그건 그냥 내가 그들을 한 수 아래로 여기는 오만함에서 나온 말들이었다.


날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그들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부터가 그릇된 생각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졌지만, 난 그럼에도 끝까지 내가 옳다고 믿었다. 그땐 그렇게밖에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쓸데없는 소리를 해대며 여기저기서 인정 욕구를 구걸하는 동안, 독서를 꽤 오랫동안 하지 않았단 사실을.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불현듯 독서하기 이전의 별 볼 일 없던 나로 거의 되돌아왔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아무리 독서를 열심히 했다 한들, 책을 놓으면 얼마든지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었다.


책을 삶에 들이기 전의 나는 처참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고, 남들의 생각은 대부분 틀렸다고 여겼던 그런 인간이었다. 그래서 마음 먹었다. 예전처럼 돌아갈 게 아니라면, 독서는 평생 해야 될 거라고.


한편으로는 나의 상태를 스스로 자각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가능했던 건 역시 책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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