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스 Mass>2022 리뷰
영화 <매스 Mass>는 미국 총기 사건의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이 한 장소에서 만나 나누는 대화를 111분의 러닝 타임에 담았다. 영화 속 유일한 로케이션은 교회로, 두 가족이 한 방에서 만나게 되는데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 12 Angry Men>1957(감독: 시드니 루멧)처럼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미 발생했던 과거의 사건을 인물들의 대화로만 영화를 채운다. 단조로울 수 있는 영화의 구성이지만 각본가이자 감독인 프란 크랜즈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짠 뒤 다큐멘터리의 실제 가해자, 피해자 가족들을 보여주듯 배우들과의 협업을 이뤄냈다.
감독은 관객의 꾸준한 집중력과 관심을 붙잡기 위해 유려하게 대사를 창작했는데 관객들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대화의 흐름 속에 철저하게 계산한 뒤 제공한다. 자연스럽고 빈틈없이 쓰인 시나리오는 이야기의 기승전결과,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지 않으며 111분 동안 두 부부의 사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가 개봉한 최근까지도 미국에선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순방 이틀 전 뉴욕 버팔로의 한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로 흑인 10명이 사망했고, 최근엔 텍사스 유밸디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19명의 어린이와 2명의 교사를 살해한 뒤 90만에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한 기사에선 올해에만 미국 총기 난사 사건으로 135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하루 8.6명 꼴이다(국민일보 2022-06-06 <미 총기 난사로 반년만에 1352명 사상... 텍사스 참사 겪고도 매일 발생> 워싱턴 전웅빈 특파원). 한국과 달리 미국은 총기 소지가 합법이며 영화 속에도 등장하지만 총기 사고의 원인을 '총기 소유 자체'에서 찾는 의견과 '총기 사고를 유발한 가해자의 정신 상태'에서 찾는 의견으로 나뉜다.
감독은 총기 사고 희생자 학생의 부모와 총기 사고 가해자 학생의 부모가 서로 만나게 되는 설정을 영화의 메인 갈등으로 설정했다. 실제 이와 같은 사건을 뉴스 기사로 접하게 되면 대중은 희생된 피해자 부모의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하는 한편 가해자를 비난하고 비판하기 시작하고 그 문제의 원인을 가해자 본인에게 찾거나 그 가족 더 나아가 사회 구조 자체를 비판한다. 감독은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인물들의 관계를 역전시키며 관객들이 쉽사리 어느 한쪽의 편을 들거나 확신을 갖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은 동요하고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을 맞는다. 그때 시종일관 픽스된(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카메라 촬영 기법으로 안정된 화면을 전달하던 감독은 그 순간을 기점으로 핸드헬드(삼각대에 고정하지 않고 촬영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촬영하는 촬영 기법) 촬영 기법으로 전환하면서 프레임이 흔들리는 효과를 더해 인물들의 격해진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감독은 영화 <매스 Mass>2022를 통해 가해자의 죄를 면제하거나 미화하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을 고집하지 않는다. 사고로 자식을 잃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치지 않는 눈물과 분노, 고통, 상처, 절망을 부모들은 어떻게 극복하는지, 인간은 어떻게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 하나의 사례를 제시한다.
개봉: 2022. 05. 18
장르: 드라마/ 미국/ 111분
감독: 프란 크랜즈
주연: 제이슨 아이삭스, 마샤 플림튼, 앤 도드, 리드 버니
감독 프란 크랜즈는 영화배우로 경력을 시작했으며 영화 <매스 Mass>는 그의 첫 연출, 각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