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컴온 컴온 C'mon C'mon>2021 리뷰 및 평론입니다.
개봉: 2022/06 /30
장르: 드라마/ 미국/ 109분
감독: 마이크 밀스
주연: 호아킨 피닉스(조니 역), 우디 노먼(제시 역), 가비 호프만(비브 역)
영화 <컴온 컴온 C'mon C'mon> 착한 영화, 착하게 생각하기
남매인 조니와 비브는 1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갈등을 겪으며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도 지금까지 서로를 온전히 알지 못합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조금만 이상한 소리를 할 때면 조니는 그런 어머니를 받아줬지만 딸 비브는 어머니가 싫기만 합니다. 조니는 비브가 왜 자신처럼 하지 못했는지, 비브는 오빠 조니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서로 이해할 수 없어했습니다. "오빠는 오빠를 아끼는 엄마를 잃었지만, 난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를 잃은 거야" 두 사람 사이에도 서로 알지 못하는 간극이 분명 존재합니다. 동생 비브와 관계 회복을 위해 제시를 돌봐주기로 먼저 손을 내민 조니는 모든 것이 순탄할 줄 알았지만 그 역시도 그의 착각이었습니다. 뭐든 스스로 척척 할 줄 알았던 조카 제시는 손이 가지 않는 날이 없고, 이 어린 조카 제시의 마음조차 조니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조니와 조카 제시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조니는 라디오 저널리스트이며 평소 일상 소음을 녹음하고 보관하는 것을 의미 있는 일로 생각합니다. 제시가 좋아하는 일은 고아 역할극입니다. 스스로 고아가 되어 어른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조니는 평범한 것을 좋아해 보라고 강요하는데 제시는 "뭐가 평범한 건데요?"라고 물으며 평소 생각지 못한 의미를 깨닫는 한편 일방적인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제시는 조니가 좋아하는 일상 소음 녹화를 직접 경험해보고, 조니는 제시가 좋아하는 역할극 놀이에 동참하면서 서로를 알아갑니다. 조니는 제시와의 경험을 전화 통화로 비브와 공유하면서 과거 갈등에서 벗어나려고 서로 노력해 갑니다.
Q. 서로 알아가야 하는 과정은 가족이든 연인이든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해야 하는 일들입니다.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움을 느꼈다던가) 실제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Q. 예고편에도 등장하지만 조니와 제시가 테이블을 두드리는 장난으로 서로 교감하고, 제시와 아빠가 서로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장난치는 모습들이 두 인물들이 서로 교감하는 행위로 보입니다. 현실에서 이와 같은 경험들이 있나요?
Q. 제시는 조니의 취미인 일상 소음 녹음을 해보고, 조니는 제시의 취미인 고아 역할극에 동참한다. 가족끼리든 친구끼리든 서로 공유했던 취미가 있나요?
Q. 일상에서 녹음해 영원히 남겨두고 싶은 것이 있나요?
영화에서 그들이 레코더로 녹음하는 일상의 소음들은 중요하고 의미 있고 값비싼 것들이 아닙니다. 그냥 일상일 뿐 특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평범한 일상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해보도록 권유하는 영화가 바로 <컴온 컴온 C'mon C'mon>2021입니다. 육아도 마찬가지로 반복되는 하루입니다. 매일 견디고, 놀라고, 힘들어하고, 행복해하다 보면 시간을 저만큼 흘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새 이만큼 자라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을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그들의 답을 녹음해서 남겨두는 것 또한 그것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꼭 특별한 어떤 의미나 의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인생 앞날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살면서, 겪으면서, 견디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비브는 남편의 조울증이 도질 줄 몰랐으며, 조니는 화해를 위해 건 전화 통화에서 제시를 맡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앞날에 일이 벌어졌고 그들은 이 기회를 붙잡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동시에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이며, 아이를 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며, 어른인 자신이 아이들로부터 얼마나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갖는 인물은 조니입니다. 조카 제시는 영화 시작과 끝에서 사실상 변하는 부분이 많진 않지만 한 가지, 괜찮지 않아도 되는 내 감정을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천진난만하면서도 어른스럽고, 음모론을 좋아하고 아무튼 설명하기 힘든 아이인 제시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니는 자신과 비브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이 몰랐던 세계를 알아갑니다. 제시는 평소처럼 행동하지만 조니는 큰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즉 아이들을 통해 스스로 변해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