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공포 장르의 과거와 현재

영화 <노스페라투>(2025) 비평 리뷰

by 연느


영화 <노스페라투>(2025) 포스터

고전 <고딕 공포> 장르는 고딕 건축 양식이 주는 스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배경으로 절대 악을 대표하는 불가사의한 존재가 등장한다. 17~18세기 영국에서 죽음을 주제로 공포와 로맨스(낭만주의) 장르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기법이 문학사에 흥행했고 대표작으로 작가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있다. 악마나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 신의 창조를 넘보는 인간의 욕망 같은 것들이 주요 소재로 사용됐는데 당시 사회 주류 종교였던 기독교에서 악으로 간주하는 요소들이 고딕 공포의 단골 소재였다. 공포 대상은 인간과 다른 기괴한 외형에 괴리감 있는 행동으로 근원적인 공포를 유발한다.


1922년 독일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은 영화사 최초로 흡혈귀 영화 <노스페라투>를 제작했고, 어린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이 영화를 좋아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2024년 리메이크했다. 현대 공포 영화는 연쇄 살인마나 정신 이상자를 영화의 주요 빌런으로 선택하며 개연성 즉, 공포 장르이더라도 말이 되는 스토리텔링을 추구한다. 하지만 고전 고딕 공포는 개연성보다는 낯선 이미지와 독특한 효과로 원초적인 두려움과 공포를 자극한다. 로버트 에거스 감독은 고전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유지하되 여주인공 엘렌을 더욱 관능적으로 연출하는 한편 올록 백작을 역사적 검증을 통해 다소 인간적으로 연출하면서도 클래식한 공포를 주는 드라큘라로 재탄생시켰다.


니콜라스 홀트, 영화 <노스페라투>(2025)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리메이크한 엘렌과 노스페라투의 관계는 기독교적 가치에 따르는 선과 악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1900년대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의해 발전한 심리학과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의인화했다고 볼 수 있다. 엘렌을 괴롭히는 무서운 꿈과 정신 이상, 신경증을 동반한 신체 발작 증세의 원인을 그녀의 어린 시절 불완전했던 성적 욕망이며, 노스페라투를 영원히 처치하기 위한 조건은 그녀 스스로 그 욕망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노스페라투는 인간이 겪었던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의 공포 이를테면 흑사병이나 천연두를 상징하기도 한다. 백작이 엘렌을 찾기 위해 배에 관을 싣고 영국에 도착하는데 그 배의 선원들은 모두 죽고 쥐 떼가 득실거리며 영국 땅에 쏟아진다. 그리고 영국 전역으로 죽음과 질병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영화 <파묘>(2024) 포스터

영화 <노스페라투>(2025)는 최근 한국에서 흥행한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공포 영화 <파묘>(2024)를 연상하게 한다. 영화는 전반부 정체를 알 수 없는 근원적인 힘, 혼령, 원혼에 대해 다루는 심리적 공포에 집중했다면 영화 후반부 폰 프란츠(윌렘 데포) 박사가 등장하면서부터 퇴마 행위와 유사한 장면들과 오컬트 요소들이 추가되면서 물리적 실체가 있는 악마 노스페라투를 물리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파묘>(2024)가 한국 무속 신앙을 소재로 이국적인 오컬트 장르를 빌려온 한국의 대표 작품이라면, <노스페라투>(2025)는 공포 고딕, 오컬트 장르의 뿌리를 현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제목: 노스페라투 Nosferatu 2025
장르: 공포, 고딕 호러, 오컬트, 로맨스 /미국/ 132분
감독: 로버트 에거스
출연: 릴리 로즈 멜로디 뎁, 니콜라스 홀트, 빌 스카스가드, 윌렘 데포


제목: 파묘 Exhuma 2024
장르: 미스터리, 공포, 오컬트 /대한민국/ 134분
감독: 장재현
출연: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