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읽고서

고시원 원장으로서 사는 삶

by 경성이

오늘 쉬면서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완독 했다. 이번 학기 에세이 수업을 들으면서 에세이집을 읽자 해서 읽게 되었다. 또 고시원 원장의 삶은 어떨까 또 나도 부업으로 고시원을 운영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저자는 아이가 아파서 육아에 더 시간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 오자 좀 더 시간을 유동적으로 쓰면서 더 큰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고시원을 인수하기로 한다. 유튜브에서 고시원으로 월 천만 원 번다는 문구에 혹해서 결정한 일일 수도 있다. 그렇게 남편과 고시원을 운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정리해서 책으로 냈다. 예전에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드라마에 그려진 어마무시한 고시원은 선입견에 지나지 않고 사실 고시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잠시 머무르면서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상세히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힘든 생활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등불 같은 존재라고 그리고 있다.


나도 대학교 때 울 엄마 잔소리를 못 이겨 고시원을 찾던 때가 있었다. 비록 학교에서 집이 너무 가까웠고 엄마밥에서 못 벗어나 고시원에서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내가 고시원에 들어가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남편과 한참 싸우고 이혼 생각할 때 다 두고 고시원에 들어갈까 생각도 해봤다. 고시원도 고시원 나름이고 입지가 중요하고 근처 입실자들이 누구인지 중요하지만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아무런 소리도 못 내고 침대와 책상 하나 화장실하나가 있는 공간에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두렵기도 했다.


고시원을 운영하려면 적어도 민원에 잘 대응할 정도로 싹싹하고 무던한 성격과 전구정도는 갈아 끼워줄 수 있는 손재주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비록 청소하시는 이모님이 계시지만 원장들도 시설을 잘 관리하고 돌봐야 한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입실자들과 상대하면서 정말 각양각색인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체계가 잘 잡히면 일주일에 몇 번만 잠시 출근하고 자기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고 입실료가 밀리지만 않으면 좋은 수입원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 상대하는데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별의별 사람들이 많으니까 어떤 입실자를 만날지 알 수 없다. 이 책은 고시원 원장으로서의 삶을 잠시나마 대신 살아볼 수 있도록 잘 쓰인 책이다. 고시원 인수를 계획하고 있거나 그러한 부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 같다. 그리고 주거의 개념과 인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재미있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