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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나 Nov 24. 2023

누가 브뤼셀에 볼 거 없다 했나

브뤼셀 여행

브뤼셀에 사는 친구집 창문 풍경


누가 브뤼셀에 볼 거 없다 했나.


각자의 색이 강한 여러 문화가 공존하고 그걸 구석구석 퀄리티 있게 녹여냈지만, 이 점이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도시가 어디냐 한다면 내 경험에 한해서는 브뤼셀을 꼽고 싶다.


요즘은 '어떤 도시가 국제적이다'라는 말이 너무 뻔해진 시대다.


하지만 그 국제성을 질 높고 조화롭게 승화시키는 건 별개의 일이다. 바르셀로나를 포함해서 여러 국제도시들을 방문했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새로운 문화가 물리적으로만 옮겨와 그저 다름의 병렬 상태로만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의 대표적인 예가 올여름에 다녀왔던 예루살렘이다. 여러 종교와 문화가 함께 존재하지만, 뒷면에는 서로에게 적대적인 감정이 깔려있어 긴장의 상태인 도시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5년 만에 다시 방문한 브뤼셀은 매우 달라 보였다. 이곳에 정착한지 몇 년 안된 반(半) 로컬인 친구들을 만나러 온 것이 목적이었는데 그 덕분에 관광객이 아닌 이민자의 눈으로 브뤼셀을 경험할 수 있있다. 세계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 중 하나인 만큼 다양한 언어가 들렸고 자신과 얼굴이 다른 사람을 낯설어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났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점은 골목골목 들어서 있는 '국제적인' 상점들이었다. 얼핏 보면 일반 가게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국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타문화가 현지의 색에 어우러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해서 브뤼셀의 이 면모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컨셉, 디자인, 제품까지 모두 다 양질이었던 점은 더할 나위 없이 도시의 매력을 한껏 더 끌어올렸다.



이번엔 3박 4일로 짧게 왔기 때문에 분명 보지 못했던 못생긴 부분의 브뤼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내가 본 멋진 부분을 기억하고,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졌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아, 물론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무엇보다 가장 좋았다! :)



브뤼셀의 한식 레스토랑 'BAP and DAK'.
손으로 먹었던 에티오피아 레스토랑
아프리카 사람들이 많이 사는 구역의 채소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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