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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Feb 20. 2019

12. 뷔와 태태와 태형 사이

방탄소년단 덕후 일기 12


 방탄소년단 멤버 7명 중 무대 위의 모습과 평소 모습의 갭이 가장 큰 멤버를 꼽으라면 나는 태형이를 꼽겠다. 팬들이라면 수긍할 테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땐 굉장히 의아한 멤버일 수 있겠다.  

    

 나도 처음엔     


 ‘완전 잘생겼다’

 ‘지나치게 화려한데’

 '엄청 놀았을 것 같아’

 ‘날라리였을까?’     


 라고만 생각했으니까.     


 지금은 태형이를 교만하게 조금 ‘안다’고 자부하는 입장이 되어 보니, 태형이만큼 ‘날티’라든가 ‘논다’든가 하는 단어와 먼 사람이 없다.


 농익어 더 섹시한 눈빛의 무대 위 태형이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푸스스 넘어가 버리는 태형이가 과연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여서, 방탄소년단의 뷔와 귀요미 태태와 인간 김태형에 대해 조금 써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언어가 짧아 팔색조 같은 태형이를 얼마나 잘 소개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느 하나 좋지 않은 부분이 없는 마성의 인물이 아래에서 발견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마음으로.           



    

 [뷔]       

   


 한 남자가 있다. 까만 머리가 눈썹 께에 내려와 있는 잘생긴 남자. 까만 안경을 쓴 채 순박한 미소가 어울리는 해사한 얼굴로 씨익 웃는다. 절로 같이 웃어져 버리는 얼굴이다. 어머- 하고 보는 순간, 남자가 돌연 오른쪽으로 고개를 확 젖혔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흐트러지고, 쓰고 있던 안경이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그 동시에 다른 얼굴이 되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겠다며 상냥하게 손 내밀어주는, 그래서 내가 몰래 짝사랑하고 있던 반장이 갑자기 곧 죽어도 말 한 번 절대 못 걸 냉미남 선배로 뒤바뀐 것 같다. 방금 뭘 본 거지. 로맨스 소설이나 순정만화에서만 존재하던 변신 아닌가. 2D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주인공이 무대 위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레전드 영상 중 하나라고 입덕 하기 전에도 본 적이 있는 <No more dream> 무대 위의 ‘뷔’다.      


 누구 하나 무대를 대충 하는 법이 없는 무대 장인 방탄소년단이지만, 나는 컨셉을 맞춤복처럼 소화하며 무대 위에서 날아다니는 뷔를 보며 자주 놀란다. 뷔는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얼굴을 가지고 있다.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꼽은 끼쟁이답게 무대 위에서 자유자재로 연기를 하며 논다. 촘촘한 속눈썹을 지닌 큰 눈이 카메라를 바라보면, 반항아가 되기도 하고, 당장 부서질 것 같은 청춘이 되기도 하고,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남자가 되기도 한다.     


 <No more dream>을 몇 번이고 다시 본 다음 <Singularity>를 재생시켰다. 짝사랑하는 반장도, 냉미남 선배도 없다. 낮이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밤이면 맹수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듯한, 처연하게 섹시한 남자만 있을 뿐이다. 턱이 자라 더 남자다워진 얼굴로 더 깊어진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 눈과 마주칠 때마다 몰래 훔쳐보다 들킨 것 마냥 움찔거리게 된다. 솔로곡에다가 움직임이 많지 않은 무대지만 그런 것은 느낄 새가 없다. 나와 둘만 존재하는 것 같다. 3분이 넘는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다. 그제야 나는 내가 자주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무대 위의 뷔를 표현할 수 있는 말론 ‘홀린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뷔는 정말 사람을 홀리며 군림하는 군주 같다.  

    

 뷔는 가장 마지막에 공개된 연습생이었다. 얼굴이 조금이라도 알려지면 더 큰 기획사에서 혹시나 채갈까 '비밀병기(뷔밀병기)’로 숨겨졌었기 때문이다. 빅히트에서 뷔를 어떻게 여겼는지 단박에 설명해주는 에피소드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멤버들이 영상을 찍을 때 쓰레기통 뒤에 숨어 있어야 했다는 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만한 아이였다. 작은 얼굴엔 쌍꺼풀 없이 큰 눈이 꽉 차 있고, 짙은 눈썹에 존재감 강한 높은 콧대, 얄쌍한 턱선에 웃으면 네모나지는 입까지. 그냥 잘생긴 게 아니라 유니크하게 구별되는 화려한 외모를 가졌는데 춤도 곧잘 추고 노래까지 곧잘 했다. 친구의 오디션에 따라왔다가 얼떨결에 발탁된 터라 빅히트 입장에선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셈이었을 거다. 마르고 왜소했던 체격이 커지고 얼굴 골격도 자라 더욱 매력적인 성년을 맞이한 뷔는 본 투 비 스타로서 그 끼를 무대 위에서 가감 없이 펼치는 노련미까지 생겼다. 무대 위에서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표정이나 제스처는 <DNA>나 <Fake love>처럼 노래를 시작하는 파트를 맡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시선을 도저히 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우면서 편안하게 움직이며 몸과 얼굴을 굉장히 잘 쓰기 때문에 뭘 특별하게 하는 것 같진 않은데도 자켓과 화보에서 굉장히 포토제닉 하다. 큼지막한 귀걸이나 반지, 목걸이들은 뷔에게 찰떡처럼 붙는다. 이목구비의 화려함을 극대화하는 액세서리기 때문이다.


 굵은 저음과 따뜻한 고음. 추위에 떨다 동굴 속으로 몸을 피했을 때의 안도감과 따뜻함. 뷔에겐 그런 목소리가 있다. 화려한 외모와 그에 걸맞은 애티튜드, 시선을 뗄 수 없는 존재감, 그리고 목소리. 방탄소년단의 뷔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아우라로 시선을 가둔다.      


 K-POP 가수 최초로 그래미 시상자가 된 방탄소년단. 그래미 레드카펫 위에서 포즈를 취하는 슬로우 모션 촬영 장면을 봤다. 오른쪽 끝에서 환하게 웃고 있던 뷔가 촬영이 시작됨과 동시에 등을 돌렸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놓고 고개를 반 돌려 깊은 시선을 카메라로 향하게 했다. 옅은 초록색 머리가 찰랑거리고, 까만 눈썹이 잠깐 존재감을 보였다. 눈이 마주쳤다.    


 최고의 R&B 음반 부문을 시상하러 방탄소년단이 무대에 등장했다. 남준이 수상자 H.E.R. 의 이름을 호명했다. 환호하며 무대로 올라오는 H.E.R. 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띤 뷔가 그래미상을 전달했다. 쓰리 버튼 슈트를 입은 뷔를 멍청하게 바라봤다.      


 아, 오늘 또 홀렸다. 뷔에게.        



       

 [태태]          



 트위터를 서치 하다가 재밌는 걸 봤다. 방탄소년단 7명의 공격력, 방어력, 데미지를 수치화해놓은 표였는데,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으면서 데미지가 0에 수렴하는 멤버는 황막(황금막내, 정국)이고, 공격력과 방어력이 모두 0인 동시에 데미지가 100에 달하는 멤버는 태태(태형)란다.


 태태는 학창 시절 친구들이 태형을 부르는 별명으로 멤버들이며 팬들까지도 태형이의 애칭으로 쓰고 있다. 방금까지 다가가기 어려웠던 뷔가 태태가 되는 방법. 엄마 손 붙잡고 놀이공원에 온 아이를 떠올리면 된다. 우선 목소리가 한 톤 올라간다. 그리고 신이 나서 설명을 한다. 흥분감에 취해 단어는 막 뒤섞여서 나오고 문장은 주술이 하나도 맞질 않는데 너무 신이 나서 그런 거라는 게 느껴지니 마냥 귀엽다.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같이 고개 끄덕거리고 단어를 유추하여 먹고 싶은 걸 캐치해내서 손에 쥐어 주고 싶게 만든다. 그런 아이같은 모습이 불쑥, 태형이의 또 다른 자아 ‘태태’로 발현된다.   

   

 멤버들을 놀리거나 장난을 치고 싶을 때, 눈앞에 보이는 불꽃놀이나 풍경이 너무 예쁠 때, 아주 멋진 무대를 관람했을 때. 그런 순간이면 말이 가슴에서 나온다. 이 멘트를 들은 멤버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싶은 말이 ‘이 귀를 들은 멤버들 미안해’라고 한다거나, 벌칙 만든 사람에게 보복하겠다는 말을 ‘보답할 거야’라고 해버린다. 1분 내내 ‘이제’, ‘약간’ 등의 부사만 몇 번을 꺼내다가 문장을 끝마치지 못하고 푸스스 웃어버릴 때도 많다.  

   

 꾸며낼 줄 몰라서 허둥대며 가끔 횡설수설하며 어설픈 말을 꺼내놓는 걸 보면 그게 어떤 마음인 줄 너무 잘 알아서 간질거린다. 들뜸을 주체 못 하고 놀이공원을 휘젓는 아이 같아서. 윤기나 남준이 태태의 말을 금세 해석해내고, 그럼 태태가 멋쩍어하고, 그 모습을 보며 다른 멤버들은 즐거워서 웃고. 이 따뜻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원천에 태태의 천진난만함이 있다. 이런 태태의 말투는 ‘태태어’라고 불리는데, 태태어 모음을 검색하면 팬들이 귀여움에 몸서리치며 정리해놓은 글과 영상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허벅지가 풀리도록 춤을 많이 연습을 했습니다. 그걸 제가 눈을 한 번 봤어요.”

 눈으로 보이게끔 열심히 연습했다는 걸 어필하는 태태의 태태어에


 “한 번 눈을 봤어요? 좋았겠네. 예쁜 눈이었겠네”

 지민이 다정하게 받아치는 영상을 오늘 또 봤다.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툭, 생각하지 않았던 순간에 툭,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이 태태의 입에서 툭 던져지는 순간, 완전히 무장해제되어버린다. 가감이 없구나, 나와 우리를 대하는 데에 막을 세우지 않는구나, 멋지게 포장하려고 하지 않는구나 하고.  

   

 서로에게 향하는 무조건적 애정 같은 것마저 느끼게 하고야 마는 태태만의 모먼트.


 미쳤다. 너무 귀여워.




 [태형]       



 2018년 <Love yourself> 미주 및 유럽 투어 중 태형이는 트위터에 사진을 자주 남겼다. 사진 찍는 것과 미술 작품 감상하는 것이 취미인 태형이에게 미주와 유럽은 그야말로 최적이었을 것이다. 뉴욕 현대미술관과 시카고 미술관에 갔던 일이 미국 투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고 인터뷰할 정도였으니까.


 한 주가 멀다 하고 나라를 넘나드는 빡센 스케줄에도 쉴 수 있는 틈틈이 거리를 거닐고 미술관에 다녔다. 파리에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촬영 장소와 장 미쉘 바스키아의 전시회를 찾았다. 암스테르담에선 밤 운하를 거닐며 야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았고 날 좋은 런던의 낮엔 리젠트 스트리트를 산책했다. 한국 사람들도 런던에 가면 많이 찾는 ‘플랫 아이언’에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감자튀김을 송곳니처럼 물고 즐겁게 사진도 찍었다.


 한국에서보단 조금 더 자유로움을 느꼈을 얼굴로 신이 나서 다녔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지는 사진 속 태형이. 공교롭게도 이 곳들은 전부 내가 다녀왔거나 좋아하는 곳이었다. 뉴욕 현대미술관의 반 고흐 작품 앞에서,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 장소였던 생 에티엔 뒤몽 성당의 계단에서,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런던의 플랫아이언에서, 나와 같은 걸 보고 같은 걸 먹고 비슷한 걸 느꼈을 태형이를 생각하면 혼자 완벽한 이상형을 만난 양 자주 흥분했었다. 반 고흐를 사랑하고 <이터널 선샤인>과 <노트북> <미드나잇 인 파리> <비포 선라이즈>를 추천 영화로 꼽는 태형이가 최근 들어 빠진 취미는 그림 그리기. 작업실을 꾸렸는지 캔버스에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보고 있는 근황을 팬들에게 조금씩 알리고 있다.


 태형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이런 거다. 그림과 사진과 영화를 사랑하는 서정적인 감수성을 가진 사람. 이 예술적인 감성은 태형이의 많은 분위기를 만들고, 또 차지한다.


 저 멀리 차임벨 소리가 들려오고 쌓인 눈을 뽀득뽀득 밟는다. 파란 하늘과 대조되게 바닥은 온통 새하얗다. 털모자를 깊게 내려쓴 나 하나의 기척만이 가득한 설원. 조금 더 걷다가 걸음을 멈춘다. 갈대 같은 것들이 바람에 한 방향으로 쓸려 서걱서걱 소리를 내고 있다. 카메라를 꺼내 그 찰나를 찍는다. 찰칵.


 추위가 한창이던 2019년 1월 30일은 태형이가 자작곡을 선보인 날이었다. 노래 제목은 ‘풍경’. 눈과 차임벨과 카메라 소리를 배경으로 태형이만의 따뜻한 감성이 담긴 곡이다. 데뷔 후부터 자신이 찍어 온 풍경들은 모두 팬들로 인해 만들어진 추억이라며, 그때의 기억과 흔적과 풍경을 찍는 이유는 모두 팬들 때문이라는 스포일러를 살짝 흘린 다음이었다. 이 노래가 공개된 그 밤 10시. 노래의 첫 소절이 시작되는 순간 바로 알았다. 어두운 방을 장막처럼 감싸는 이 서정적인 노래는 너무도 태형스럽고 태형스러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보내는 세레나데라는 걸.


 술도 잘 못 마시면서 소주를 기가 막히게 따는 방법을 연마한 건 함께 할 사람들 때문이었을 테다. 술은 못 마셔도 분위기를 즐겁게 하기엔 충분한 개인기다. (2018 FESTA <방탄 회식> 중, '자몽에이슬'을 안무처럼 따는데, 이건 영상으로 꼭 봐야 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같이 촬영하면서 알게 된 형 누나들 뿐 아니라 시상식에서 스치듯 알게 된 동료와도 금세 친해진다. (이때 만난 ‘폴 킴’은 태형이의 ‘풍경’을 커버한 곡을 업로드했다. 폴 킴의 본명도 김태형이다.) 태형이가 포토제닉일 수 있는 건 필름 카메라의 셔터음을 사랑하고 필름이 인화되는 순간까지를 기꺼이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일 거다. 누구보다 찍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테니.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태형이는 특히 멤버들을 향해 마음을 표현할 때 그 따뜻함이 더 잘 드러난다. <본 보야지 시즌 2> 하와이 여행 마지막 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서로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릴레이로, 한 명씩 돌아가며 쓴 편지였다. 하와이의 노을이 지는 요트 위,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읽는 편지에는 농담으로 버무려지지 않은 진담이 담뿍 담겨 있었다. 쑥스러운 마음에 다들 부끄러운 듯 간질이는 시간을 보내던 중, 태형이의 순서가 되었다. 같이 울어주고 웃어주는 동갑 친구 지민을 향한 고마움을 덤덤하게 낭독하다가 태형이는 숨길 수없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미안해 항상 받기만 해서. 지금도 항상 화장실에서 울고 있음 같이 울어주고 새벽에 몰래 나와 같이 웃어주고 신경 써주고 생각해주고 나땜에 노력해주고 이해해주고 고민 들어주고 한없이 부족하고 못난 친구 많이 좋아해 줘서. 앞으로도 오래 같이 꽃길만 걷자. 사랑한다 친구야.’ 라며. 편지를 다 읽고 나서도 눈이 벌게선 남은 눈물을 마저 쏟아야만 했다.


 <달려라 방탄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에선 MT를 떠난 멤버들이 저녁 캠프파이어를 하며 멤버들에게 보내는 시를 낭송했다. 태형이는 멤버들에게 한 마디를 어록처럼 남겼다. ‘그 므시라꼬(그거 뭐라고)’라고. 안무 한 번 틀리는 거 뭐 어떻다고, 다음 생에 돌멩이로 태어나고 싶은 거 뭐 어떻다고, 손키스하고 멘붕 온 거 뭐 어떻다고, 실수 좀 했다고 뭐 어떻다고. 그 므시라꼬. 나중에서야 이 에피소드를 찍었을 때가 해체를 고민했을 정도로 가장 힘들었던 때라는 걸 알고 나니, 멤버들에게 태형이가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우리 좀 덜 힘들어도 괜찮다고, 행복하자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어린 사촌동생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영상과 반려견 탄이와 함께 하는 영상을 보면 입꼬리에 저절로 미소가 스민다.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때문에. 눈물도 많고 섬세하고 꼬인 부분 없이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사랑할 줄 알며 서투름까지 사랑스러운 사람.


  덕후가 태형이를 사랑하는 모든 이유.               
  




 

 

 어떤 팬이 트윗에 태형이를 표현한 문장 하나가 무릎을 치게 했다.

 

 ‘얼굴은 명화, 성격은 동화, 인생은 영화’  


 그래미 시상이 끝난 뒤 올린 트위터에 태형은 “좋은 추억 만들어주시고 저희 그래미까지 올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좋은 사람, 좋은 가수로 좋은 모습들 많이 보여줄게요. 감사합니다.”라고 영상을 찍어 올렸다. 무대 위에선 모든 끼를 다 부리는 세상 멋있는 사람이 언제나 겸손하게 존칭을 써가며 감사함을 표현하고, 자신이 경험하고 지나온 자리를 공유하기 위해 기꺼이 기록을 감수한다.


 태형아. 남준이 말처럼 농부 안 하고 색소폰 안 불고 빅히트로 와줘서,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해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오래오래 까리하고 순박하고 서정적인 모습 많이 보여줘. 항상 보라해.

 


 * 보라해 / 보라하다

 : 무지개의 마지막 색이 보라인 것처럼, 상대방을 믿고 서로 사랑하자는 뜻으로 팬미팅 자리에서 즉석으로 뷔가 만든 말. 방탄소년단과 팬들만의 특별한 언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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