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고충
누군가에게는 슬픈 일이고 누군가에게는 그냥 흔한 이야기다. 어쩌면 다들 똑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은 아닌척하며 살아가는 걸 지도 모른다. 기쁨은 행복이고 슬픔은 불행이지만 때로는 행복하기도 불행하기도 그리고 그 반대기도 하는 것 같다.
누구나 시작은 아무런 의지 없이 세상에 나온다.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는 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인 거 같다. 나도 그렇게 세상에 던져져 나와 누군가의 의지대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과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살아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하루하루 그리고 또 한 해 한 해 계절이 변하는 건 더디기만 하지만 뒤돌아보면 금방인 것처럼 그렇게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을 번갈아가면서 의지 반 타의 반의 삶을 산다. 그중 일부는 하기 싫은 일은 잊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결국 세상이 만들어놓은 연극무대에 아주 잘 어울리는 삶을 살게 된다. 그것이 무대인지 삶인지 구분은 못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항상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마지막에 우리의 인생을 뒤 돌아봤을 때 스스로가 내린 평가는 곧 그 인생을 말해주는 것이며 만족하거나 후회를 하더라도 그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님을 죽을 때가 돼서야 이해하는 건지도 모른다.
지금은 일단 삶을 살아가야 한다. 해야 할 일들을 벌려두었고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다. 하나씩 정리하기에 긴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들부터 손도 대지 못할 만큼 두려운 것까지 많다. 걱정은 늘어나고 걱정 속에서 자꾸 행복을 찾아야만 내 삶을 잘 산 것처럼 느껴질 것 같아서 노심초사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당장 불행하면 내 인생이 낭비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남들 다 행복한데 내 인생만 죽어라 고생하는 삶인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아무도 그 인생에 관여하지 않고 관심 없는데도 내 인생은 꼭 멋진 삶을 살았다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진거다. 그게 어디서 생겨난 마음인지는 모른 채 그래야 내가 이 세상을 잘 살고 있는 거라는 확답을 받는 거 같기 때문이다.
그게 인생인가 보다. 오롯이 나만을 위해서 사는 인생은 별로 없고 남들의 아주 단편적인 행복한 모습들만 바라보면서 그게 모든 사람들이 그런 거라 착각하며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며 타인에 의한 인생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결국 타인의 행복해 보이는 단편들만 모아서 바라보니 다들 나 빼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 집착을 하게 된 거 같다. 움직일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인생의 가운데서 아무런 선택도 내리지 못하면서 그냥 고민만 하고 걱정만 하다가 언젠가 그래야 하는데 하고 말만 해버리고는 끝나버린다. 꼭 그게 인생의 가운데라서가 아니라 무섭고 공포스러운 불확신에 더 다가가기 싫은 것이다. 다시 긴장해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 그런 초조한 삶을 다시 하기보다는 지금 이대로 살아가는데 만족하면서 안위를 찾고 거기서 계속 기쁨을 누리려는 것이다. 그래야 내 삶은 마지막까지도 행복한 모습들만 기억할 수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은 길지도 평온하지도 않은데 영원할 것만 같으며 마치 모두가 같은 것을 꿈꾸고 바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모두가 다른 이몽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이몽에는 내 생각으로 가득 차 그들이 바라는 삶은 알지 못한 채 그냥 살아가는 거 말이다. 슬픔은 사라지고 행복만 오는 그런 날은 노력과 고통을 동반하고 보장되지도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또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고 내일도 오늘처럼만 안정적이라고 기대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어둠 속에 갇혀있는 나의 보석 같은 인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