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장돌뱅이와 디자이너

by 원석


지게에 넘치도록 많은 물건들을 싣고 걸어가는 장돌뱅이의 뒷모습.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어떤 날은 하나도 못 팔아 공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물건이 동이 날 정도로 다 팔리기도 했겠지. 내일보다 당장 오늘이 걱정인 삶. 모습만 다를 뿐 디자이너로 살고 있는 내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떤 물건은 제 값보다 부풀려서 받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 물건이 꼭 필요한 임자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고생만 지지리 하다가 제 값도 못 받고 넘기기도 하는. 장돌뱅이의 삶은 내 삶과 꼭 닮았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전해도 받는 사람이 필요 없으면 허사요.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받는 사람이 필요하면 귀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물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디자인. 그렇게 그 시절 그도 지금의 나도 이렇게 오늘을 살아간다.



@원석그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장의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