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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pitalEDGE Apr 04. 2023

서브스택이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사연

크라우드펀딩이 벤처 혹한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시리즈C를 중단한 스타트업이 진행하는 크라우드펀딩, 게임체인저인가 아니면 폭탄돌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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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손쉽게 구독 뉴스레터를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브스택이 3월 28일 플랫폼의 ‘작가’와 ‘독자’가 참여가능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였습니다. 2021년 안데르센호로위츠(a16z)가 리드한 시리즈B와 동일한 기업가치로 진행되는 이번 펀딩은 시작 반나절만에 최초 목표액인 $2Mn을 돌파하였으며, 4월 2일 일요일 현재 $7Mn이 넘는 투자 의향이 모집된 상황입니다.


WeFunder 사이트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서브스택 크라우드펀딩


서브스택은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게 된 이유로 플랫폼의 크리에이터들인 작가들과 성장의 과실을 나누겠다는 명분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좋아요’와 'Like'로 대변되는 말초적인 ‘소셜네트워크’를 넘어서, 관계와 연결 중심의 ‘구독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대안미디어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반면, 서브스택의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냉소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왜 초기기업일때는 벤처캐피탈과 손잡고 기업가치 높이기에 몰두하다가 이제와서 과도한 버블이 반영된 시리즈B 기업가치로 개인들에게 손을 벌리느냐는 힐난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


서브스택은 시리즈 C 단계 유니콘 기업가치에 도전하였지만 작년 5월 펀딩 철회

서브스택이 이번 크라우드펀딩에서 제시한 기업가치는 2년 전 안데르센호로위츠가 리드한 시리즈B 당시 책정한 Pre-money $585Mn와 동일합니다.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팬데믹동안 비상식적으로 높게 책정된 기업가치로 시리즈B 펀딩을 받았다가 시리즈C 라운드가 잘 풀리지 않으니 기업가치를 유지하기위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눈을 돌린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입니다.


실제 서브스택은 작년 5월 1,000억 원 규모 내외의 시리즈C 펀딩을 추진했으나 투자 환경이 녹록치않자 펀딩 계획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투자자들이 우려한 지점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브스택의 작년 총 거래액은 2,000억 원 내외로 집계되며, 구독료의 1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사업모델에 따라 연간 순매출은 150 - 2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2021년에 이미 9천억 원 가까운 기업가치를 찍었으니 2022년 매출을 적용해도 P/Sales 비율이 50배가 넘어가는 상황입니다.

결국 현재의 기업가치를 인정해주는 벤처캐피탈은 찾기 어렵고 안데르센호로위츠를 비롯한 기존 투자자들은 머뭇거리고있으며, 기업가치를 낮추는 다운라운드는 피하고 싶다보니 팬심이 충만한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손을 벌리기 위해 '커뮤니티 펀딩'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 크라우드펀딩으로 눈을 돌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이번 라운드를 비난하는 측의 핵심 주장입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보면...


하지만 서브스택의 현재 성장세 및 매출 규모를 볼 때 펀딩실패를 만회하고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위해 크라우드펀딩으로 눈을 돌렸다고 비난하기에는 애매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현재 서브스택의 직원 규모는 90명 수준이며, 월 직원 인건비 규모는 $1Mn 정도로 추정됩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할 수 있는 법적 최대 금액이 $5Mn이니 펀딩에 성공하더라도 3 - 4개월 정도 운영비를 조달하는 수준일 것입니다.

미국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엄격한 절차 및 방대한 법률 검토 서류 등을 고려했을 때 간소하게 진행할 수 있는 SAFE나 컨버터블노트를 두고 구지 크라우드펀딩을 택했다는 점도 설득력이 높지는 않습니다.


서브스택 누적 거래액은 2023년 2월 $300Mn을 돌파하였으며, 2022년 연간 거래액은 $150Mn으로 추정


현재 서브스택의 월 순매출은 $2Mn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손익구조와 현재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회사는 조만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서브스택 경영진들은 앞으로 대규모 벤처자금 조달 없이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서브스택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인 작가들의 로열티를 높이고 이들의 이탈을 방지하기위한 전략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택한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서브스택에서 유료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작가의 수는 2023년 2월 18,000명을 돌파함


당분간 수 백억 원의 벤처자금을 조달하여 성장에 투자하는 전략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서브스택은 손익경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5월 시리즈C가 실패하며 직원 13명을 내보내는 소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하였고, 현재는 서브스택 생태계 내에서 구독자를 신규 작가로 유입시키고 추천기능을 활용해 플랫폼 내 구독자를 늘리는 '네트워크 레버리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커뮤니티 펀딩'도 결국 운영자금을 마련하면서 작가들의 로열티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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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전망은


미국의 일자리법이라고 불리는 JOBS (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는 2016년 Title III 제정을 통해 적격 기업이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최대 백만 달러($1.07Mn)까지 해용해왔으며, 2021년 법 개정을 통해 해당 상한선은현재의 $5Mn까지 높아지게 됩니다.


과거 최대금액 $1.07Mn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위해 준비해야 하는 비용, 절차 및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스타트업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현재는 최대금액이 초기기업 단일 벤처라운드에 맞먹는 $5Mn까지 높아지면서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 혹한기의 자금 조달 대안으로 크라우드펀딩을 고려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WeFunder를 통해 자금을 모집 중인 지난 배치 와이콤비네이터 참여 기업들


서브스택의 이번 크라우드펀딩은 2021년 법 개정 이후 최초로 진행되는 실리콘밸리 유명 스타트업의 펀딩 사례입니다. 만약 서브스택의 크라우드펀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런웨이를 늘리기위해 노심초사중인 많은 시리즈A - B 단계 스타트업들도 크라우드펀딩을 대안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크라우드펀딩에서 비적격(non-accredited)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2,200입니다. 서브스택은 일주일만에 6,264명으로부터 $7Mn에 가까운 투자 의향을 모집하였으니 1인 당 투자 금액은 평균 150만 원 수준입니다. 개인들에게는 큰 부담이 없고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자금을 모을 수 있으니 성공할 수만 있다면 상호 윈-윈이 될 수 있는 조달 방법인 것입니다. 과연 크라우드펀딩이 자금이 부족해진 스타트업들에게 ‘비상자금’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InsightEDGE] Deep Dive: 서브스택 (유료뉴스레터)

서브스택의 시작

작가에게 구독이라는 스택(Stack)을 제공하자

3,500만 명이 구독하는 뉴스레터 서비스

사업모델: 유료 독자에 의존하는 광고없는 미디어

비전: 소셜 네트워크의 대안, 구독 네트워크





본 글은 글로벌 스타트업 & 벤처투자 & 테크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주간 뉴스레터 CapitalEDGE의 4월 1주 차 WeeklyEDGE 입니다. 전세계 벤처&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투자'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구독을 통해 더 많은 소식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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